풀과의 전쟁
홍 윤 표
뜨거운 한 여름 사유 없이
역사적 근거 없이 풀과의 전쟁은
다시 시작되었다]
하루 또 하루 자라던 풀이
뜨겁던 여름장마 지니 며칠간은
풀에게 통 말을 걸 수 없었다
내가 싸우는 풀과의 전쟁이라면
어머니는 얼마나 지긋지긋하게 싸우셨을까
이웃집 오솔길이며 밭고랑과 빈터
고약한 바랭이풀이 웬수다
때론 쇠비름이 생약에 다독일 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지나친 풀과의 전쟁은 정말 지겹다
일일초 핀 말복너머 처서가 다가서니
찬바람 난 풀들의 무성함 언제 고개 숙이랴
오늘도 탐욕과 상관없이 싸우는 농부들
풀과의 전쟁은 휴전할 수 없었다.
홍윤표 1950년 충남출생. 경희대 졸업. 1990년 '문학세계', 1991년 '시조문학' 2017뇬 '소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겨울나기' ' 당진시인' '붉은 무지개' '어머니의 바다' 외 다수. 충남문학상, 공무원문학상, 문학세계문학상, 세계시문학대상, 한밭아동문학상. 한국시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