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권혁희
찰라였어
12시가 되는 일이
이제는 잿더미로 돌아간다
화관도 새옷도 유리구두도
타오르던 춤도 다 사위고
은지팡이의 마술도 끝났다
물풀 따라 장구벌레 따라
끊어진 다리 아래 물이 흐른다
흐르다가 솟구치는 여울목
마술 풀린 누더기가 떠내려 간다
칸나 꽃밭 속에 헌신 한 짝
돌아가고 싶다
종도 왕이 되는
사랑의 힘
헌신 한 짝 눈을 뜬다
권혁희 1954년 대전 출생. 1977년 충남대학교국문과 졸업. 2003년 문학선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