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경련
김윤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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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가 노랗게 치정의 말들을 버리고
진달래가 욕정을 못 이겨 질펀하게 누웠다면
너는 꽃들의 경련을 본 것이다
꽃들은 치정과 욕정 사이에
길게는 열흘 간의 생애를 던진다
꽃잎 한 장에 달그림자를 그리고 꽃잎 한 장에 비탄을 그리고
뛰어내리는 그곳이
대지거나 강물이거나
낙화의 순간은 숨 막히는 적막이어서
네가 보았다면 진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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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어둠의 숲이거나 소신의 꽃불이다
대리석 관뚜껑에 새겨진 명문은 숨겨졌던 연서였다
가슴에 새겨져야 거미줄 위로 파경을 옮길 수 있다
네가 나를 뛰어내리는 그곳은
김윤배 충북 청주 출생 /시집으로 『바람의 등을 보았다』 『혹독한 기다림 위에 있다』외, 장시집『사당 바우덕이』,『시베리아의 침묵』등 다수가 있음, 화성교육장 및 인하대학교 초빙교수 역임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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