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        

                                      김애숙                   

          
바람과 구름이 쉬어 가는 땅
새벽 한 장 섬에 깔리니 어스름이 물러간다

파도소리 자장가에 키가 자라고
씨방이 부풀어 오른다

나비 향한 열망
그리움 한발지국 또 열 발자국 
바람의 회랑으로 꽃, 긴 문장이 읽히어 진다

갈매기 서툰 날개 짓에도 
꽃은 떨어져 계절을 재촉하고
동해 푸른 바다위에 가을빛이 재재거린다 

계절마다 메시지가 다른 화산섬 
위로 파란 하늘 열리고
바람과 조류 언어 알고 있는 바다가 
철썩 철썩 모스부호를 보낸다

저물어가는 하루만큼 팽팽해진 시간은 
안장 없이 말을 달리고

왕해국 땅채송화 섬기린초 까마중
섬 이곳저곳 욕심껏 꽃들이 핀다

의연함으로 밤마다 노래하는 섬
그 목소리 그 음색 귀에 들릴 듯하다

김애숙 1965년 전남 장성 출생. 숭의여대 목멱문화상, 수원문학상, 열린시학 '한국동시조' 신인작품상 수상, 시집 '그래도 꽃이다' 현재 수원문인협회와 한국기독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