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도난당하거나 분실했을 때 회원의 책임을 줄이는 방향으로 표준약관이 개정됐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정무위, 인천 계양구갑)이 19일,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신용카드 도난·분실로 인해 부정 사용된 금액은 총 40억7천만원(1만652건)이다.
 
이중 회원의 책임이 인정돼 회원이 부담한 금액의 비중은 35.6%(14억5천만원)다.
 
부담 주체별로는 카드사 31.4%(12억8천만원), 가맹점 19.4%(7억9천만원), 기타 13.3%(5억4천만원)다. 회원의 부담 비중은 표준약관이 개정되기 전보다 소폭(1.6%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년간 신용카드 도난·분실로 인해 부정사용된 금액은 총 88억5천만원(2만1천771건)으로 이중 회원이 부담한 금액의 비중은 37.2%(33억원)다. 카드사 부담은 34.1%(30억2천만원), 가맹점은 19.9%(17억6천만원), 기타는 8.8%(7억8천만원)다.
 
개정 전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은 회원의 관리소홀 등으로 인해 카드를 도난당하거나 분실해 누군가 부정 사용하면 회원이 '모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를 두고 부정사용에 대한 회원의 책임을 너무 광범위하게 인정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당국은 지난해 말 표준약관을 개정, 회원이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는 것으로 완화됐다.
 
하지만 카드 회원의 귀책사유와 상관없이 책임을 돌리는 약관을 수정했음에도, 이에 대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는 제39조 예외조항 때문이다.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의 예외조항에는 카드의 관리 소홀이 있을 경우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원이 부담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관리 소홀이라는 것이 자의적일 수 있기 때문에, 불공정의 소지는 아직도 남아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공정위와 금감원은 작년에 표준약관이 개정됐으니,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신학용 의원은 "공정위와 금감원은 카드분실 관련 불공정 약관을 이미 시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정부 당국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수년째 공정위-금감원 간 업무협조 MOU를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며, 업무협조 문제도 소속히 해결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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