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월호 승선자 가운데 외국인 5명·3명 실종 밝혀

정부가 476명으로 '확정'한 세월호 승선자 명단에 없는 외국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정부가 발표한 승선·실종자 수가 맞는지 강한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지난 21일 외국인으로 보이는 시신 3구를 수습했다.

진도 실내체육관에 설치된 상황게시판에 따르면 이들은 리다OO(38·76번째 사망자)씨, 학생으로 보이는 외국인(77번째), 리샹XX(46·83번째)씨다.

리다OO씨는 중국 국적의 재중동포, 학생은 러시아 국적 단원고 학생 세르△△군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이미 세월호에 탄 것으로 알려졌지만 리샹XX씨는 정부가 476명이라고 밝힌 승선자 명단에 없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숨진채 발견된 리다OO씨, 세르△△군 외에 필리핀 국적 선상 가수 2명, 리다OO씨와 결혼할 사이인 재중동포 여성 1명 등 외국인은 모두 5명을 승선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필리핀 선상 가수들은 구조됐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재중동포 예비 부부와 세르△△군 등 실종된 외국인 3명 중 2명이 숨진 채 발견돼 남은 외국인은 리다OO씨의 (예비) 아내뿐이다.

그러나 정부의 승선자 명단에 포함되지도 않은 외국인 남성 리샹XX씨의 시신도 수습돼 피해집계의 허점이 다시 드러났다.

정부는 리샹XX씨와 동료 중국인이 세월호에서 찍은 사진을 가족들로부터 확인하고 동료의 차량이 배에 있었던 것도 파악했다.

그러나 이들 2명의 승선을 확인할 자료가 없어 재중동포(리다OO씨 부부) 2명이 탑승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로 2명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정부는 중국측에 통보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21일 보도에서 76번째, 83번째 시신이 중국인 남성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부는 리샹XX씨 등 중국인 2명이 배에 탄 사실을 파악하고도 승선자 명단에는 포함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시신이 발견된 만큼 총 승선자 수가 476명이라는 것도 결과적으로 거짓이 됐다.

정부는 최악의 후진국형 참사를 막지못해 국민을 비탄에 빠뜨리고도 구조와 피해 집계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외교적 비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해경은 발뺌에 바쁘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승선자 수를 묻자 "대책본부에서 주는 정보대로만 알고 있다"며 대책본부의 전화번호를 안내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도 "해경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답한 뒤 재차 묻자 "승선자 명단은 있지만 내외국인은 별도로 파악하고 있지 않아 모른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월호 탑승객과 관련, 첫날 477명에서 이후 459명, 462명, 475명, 476명으로 계속 번복했다.

사고 첫날부터 368명을 구조했다고 발표한 정부는 금세 구조자수를 164명으로 정정했고 다음날 다시 174명, 175명, 176명으로 번복한 뒤 결국 179명으로 확정·발표해 구조부터 피해 상황 파악까지 최악의 초기 대응 행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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