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독과점 폐해 해결".. 민·관합동 태스크포스 구성
공공배달앱 선두주자 군산 '배달의 명수' 찾아 장단점 파악

최근 ‘배달 앱 독과점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경기도가 공공배달앱 개발에 직접 나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공배달앱 전략수립을 위하여 군산시의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 운영업체를 방문해 운영사항 등에 대한 현황을 청취하고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공배달앱 전략수립을 위하여 군산시의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 운영업체를 방문해 운영사항 등에 대한 현황을 청취하고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배달의 민족이 4월 1일부터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꾼데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며 경기도 차원의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 지사가 경기도주식회사를 중심으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배달업자는 물론 음식점주와 플랫폼개발자들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공공배달 앱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 지사는 4월 6일 경기도청에서 공정국·경제실·노동국·자치행정국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주식회사, 경기도콘텐츠진흥원 등 공공기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등이 참가한 가운데 ‘배달 앱 독과점 및 불공정 거래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재명 지사는 “과거의 시각으로 경제의 자유, 경쟁의 자유 이러한 것들을 지나치게 존중하다 보면 소위 플랫폼 관련 기업들의 과도한 집중과 부의 독점, 그로 인한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착취나 수탈이 일상화 될 수 있다”면서 “억강부약을 통해서 모두가 함께 공존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인데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 경기도도 이 문제에 관한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공공배달앱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이어 “경기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화폐나 기본소득이 전국으로 퍼지는 것처럼 공공배달앱도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경기도에만 국한하지 말고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넓게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4월 1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공배달앱 전략수립을 위해 군산시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 가맹점을 방문하여 가맹점주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4월 1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공배달앱 전략수립을 위해 군산시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 가맹점을 방문하여 가맹점주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4월 17일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로 유명한 군산시를 찾아 벤치마킹에 나선 이 지사는 “옛날에는 산 한번 넘어가려면 오솔길, 찻길 등 길이 많았는데 거기에 고속도로 뚫고 터널 만들어서 지날 때마다 10%씩 내라 하면 안 갈 수도 없고, 다른 길로 갈 수도 없다. 이것이 독점의 폐해”라며 “공공배달앱은 디지털 인프라다. 하나의 사회간접자본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공공개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독자적인 공공 배달앱 개발 방침을 밝힌 경기도가 최근 수수료 없는 공공 앱 ‘배달의 명수’를 운영 중인 전북 군산시와 손을 잡았다.

이 지사와 강임준 군산시장은 9일 경기도청에서 ‘군산시 배달의 명수’-공공 배달앱 기술 및 상표 무상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달 초 국내 최대 배달앱 ‘배달의 민족’이 내놓은 새로운 요금제 개편 방안에 대해 독과점의 횡포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이 지사는 독자적인 공공 배달앱 개발 방침을 밝혔고 강 시장에게 연락해 군산시가 최근 개발한 ‘배달의 명수’ 상표 공동 사용 등을 동의 받았다.

군산시 집계를 보면 3월 13일 출시된 '배달의 명수'는 4월 2일까지 20여일 동안 모두 5344건의 주문을 처리했다. 금액으로는 1억2700만원어치다.

업무협약을 계기로 두 지자체는 협업을 통해 독과점 배달앱의 우월적 지위 억제와 이 분야의 공정한 시장경제 체계 구축에 힘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이 경기지사는 업무협약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공공배달앱의 선도적 사례로 일컬어지는 군산 배달의 명수 운영 현장을 찾아 이용 현황과 장단점 등을 직접 확인에 나섰다.

이 지사는 4월 17일 오전 군산시 월명로에 위치한 배달의 명수 가맹점을 찾아 골목상권 애로사항, 공공배달앱 사용 효과 등을 살펴봤다. 

이어 배달의 명수 운영사인 ‘아람솔루션’을 찾아 이준 아람솔루션 대표, 한승재 아람솔루션 군산지사장 등과 함께 시스템 구동, 결제, 가맹점 관리, 분쟁 등 실질적인 운영 현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시·군 단위, 시·도 단위로 다 따로 운영하면 망하는 수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지방정부 간 네트워크를 통해서 통합운영을 하는 것이 서버 운영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다. GPS 기반으로 자동으로 전환되게 하면 서울 사람이 군산에 와서 놀면서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공동운영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배달의 명수는 군산시가 1억3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공공배달앱으로 올해 3월 출시됐다. 군산시가 행정지원에 관한 사항만 지원하고 서비스 운영관리·가맹점 관리·결제관련·소비자와의 분쟁 등 서비스 운영에 관련한 모든 사항은 운영업체인 아람솔루션이 맡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전체시민 26만7000여 명 중 7만명이 넘는 시민이 가입해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 지사는 4월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역화폐 인센티브로 소비자인 도민에게는 편리함과 혜택을, 소상공인들에게는 수수료와 광고비 절감을, 배달노동자에게는 처우개선과 안전망 확보를, 국가엔 디지털 SOC 확충을 해주는 공공앱은 국민의 지지와 경기도 지역화폐 유통망 위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었다”며 “코로나19로 성큼 앞당겨질 4차 산업 혁명과 디지털 경제의 시대, 실패의 저주를 뚫고 지역화폐에 기반한 공공앱을 성공시켜 디지털 SOC확충이라는 또 하나의 모범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추가로 경기도는 독과점 문제에 대해 직접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의 기업결합 심사과정 등에서 독과점 같은 부정적 측면들을 감안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특히 경기도는 공공배달앱 개발로 독과점 배달앱의 우월적 지위 억제와 이 분야의 공정한 시장경제 체계 구축에 힘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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