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000270]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차 효과'가 예전만 못한데다,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그동안 독식해오던 안방시장을 수입차와 다른 완성차업체에 내준 것이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9월 내수시장 점유율은 67.3%로, 지난해 12월(66.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달보다는 1.1%포인트, 작년 9월보다는 1.3%포인트 각각 하락한 수치다. 

특히 현대차[005380]의 점유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올해 4월 쏘나타 신차 효과에 힘입어 44.6%를 나타낸 후 5월 43.6%, 6월 42.8%, 7월 40.8%, 8월 39.1%, 9월 37.2%로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상반기 신차가 없어 고전하던 기아차는 하반기에 신형 쏘렌토와 카니발을 앞세워 그나마 점유율을 떠받치고 있다. 
 
기아차의 점유율은 6월에 25.4%까지 내려앉았으나 7월 28.9%, 8월 29.3%, 9월 30.1%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친 연간 점유율은 2009년 76.8%에 달했으나 2012년 74.6%, 2013년 71.4%로 낮아지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점유율은 69.6%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70% 선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대차의 승용차 판매량을 보면 쏘나타와 제네시스 2개 차종을 제외하고 나머지 차종의 판매량은 모두 작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쏘나타는 1∼9월 작년보다 17.7% 증가한 8만414대, 제네시스는 두 배(199.9%) 가량 늘어난 2만7천596대가 팔렸다. 
 
반면 주력 차종인 아반떼는 6.4% 감소한 6만5천75대에 그쳤으며 엑센트(-24.4%), 벨로스터(-43.2%), i30(-26.8%), i40(-53.7%), 에쿠스(-30.9%) 등도 모두 두자릿수 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신차 효과가 예전만 못한 것도 현대차의 고민이다. 신차 효과란 새 차가 나온 뒤 일정 기간 수요가 반짝 증가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6개월 정도 지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LF쏘나타의 경우 출시 초인 4월과 5월 두달 연속 1만대 넘게 팔렸다가 8월에는 5천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그나마 9월에 LF쏘나타 택시 모델이 출시되면서 간신히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랜저 역시 7월에 디젤 모델이 출시됐지만, 올들어 그랜저 전체 누적 판매량은 작년보다 1.2% 오히려 줄었다. 가솔린 모델 수요가 디젤로 옮겨왔을 뿐, 전체 판매량을 키우지는 못한 것이다. 
 
현대차는 4분기에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급인 고급세단 '아슬란'과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면 점유율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달 6일부터 아슬란 사전 계약을 받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생소한 차급이긴 하지만, 판매점에 고객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출시하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종전보다 연비를 10% 이상 개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다른 완성차 업체의 점유율을 보면 르노삼성은 작년 9월 5.0%에서 올해 9월 6.0%로 늘었다. 뉴 SM7 노바의 시장 안착과 SM5 디젤의 꾸준한 인기 덕분이다.
 
쌍용차[003620]의 점유율도 코란도S, C의 인기 호조로 5.0%에서 6.0%로 확대됐다. 
 
특히 수입차의 내수 점유율은 12.7%에서 17.0%로 껑충 뛰어올라 빠른 속도로 내수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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