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부동산시장 활기 분양시장 중심으로 연말까지 이어질 것"

'9·1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상가, 점포 겸용 용지 등 수익형 부동산과 신규 아파트 청약 등을 앞으로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고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수요자들에겐 올해가 청약을 치밀하게 준비해 시행할 적기라고 조언했다. 

◇ 분양시장 활기 두드러져…투기성 청약 우려도

9·1대책 발표가 촉매제가 돼 침체했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났다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정부가 7·24 경제정책방향 발표에 이어 8월1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관련 금융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고 여기에 9·1대책까지 후속조치로 발표하면서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상승 분위기가 조성되는 등 시장이 확실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수도권 전매제한 기준 완화와 청약제도개선 등 조치로 신규 분양시장에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수요까지 몰리며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라며 "한껏 높아진 기대치로 올가을이 최근 몇년 동안 가장 분양 열기가 뜨거운 가을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도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며 올해 9∼10월 건설사들이 시장에 내놓은 아파트가 최근 7년 중 가장 많은 12만가구에 달한다"면서 "기존 재고시장도 재건축아파트나 강남권, 목동, 노원 등 지역에서 거래가 늘고 가격이 들썩이는 등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런 분위기가 올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택거래 증가와 가격 상승이 꾸준히 이어질지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박합수 팀장은 "연말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국회의 입법 추진 상황과 전세수요자의 매매전환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등 지지기반이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과열로 올가을 일부 관심지역에서는 단기 전매차익을 노린 투기성 청약이 기승을 부리며 시장에 착시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청약시장의 호황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기존 시장으로까지 옮아붙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올가을 너무 많은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는 것이 오히려 겨울에 미분양 적체로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재건축 시장 역시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어 올해 말이면 기존 재고시장 전체가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 수익형 부동산·신규분양·재건축, 투자처로 '적격'

최근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데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여유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현 시점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수익형 부동산을 꼽는 경우가 많았다. 신규 분양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도 여전히 관심을 가질만한 대안으로 거론됐다. 

함영진 센터장은 "투자목적이라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나 미사지구 등에 남아있는 점포 겸용 용지 등을 생각해볼 만하다"며 "워낙 금리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현금 흐름을 생각한다면 유망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박합수 팀장도 "자본금이 충분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상가 물건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지금은 사실상 토지나 대형 고가아파트에 투자하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약 열기가 뜨거워진 신규 분양시장도 조건만 된다면 관심을 가질 만 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함영진 센터장은 "당장 이번 주 분양을 진행하는 '위례 자이'나 서초구 '푸르지오써밋',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등도 가점제가 아닌 추첨제로 진행하기 때문에 당첨만 된다면 차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과잉 논란이 이는 소형 오피스텔을 투자 적합 리스트에 올린 전문가도 있었다.

또한, 추가분담금 규모와 추진 속도가 불투명한 재건축 아파트 역시 '블루칩'으로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합수 팀장은 "개포·가락·둔촌주공·반포 등 재건축아파트는 여전히 블루칩"이라며 "이 단지들은 일단 완성되면 랜드마크로 떠올라 현재의 예상을 뛰어넘는 가치가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4∼5년 안에 입주할 수 있는 재건축 단지라면 투자를 위해 다시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위적인 부동산 부양에 따른 부작용인 가격거품, 공급과잉 등은 없는지 잘 살펴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돈다고 해도 과거 같은 대세상승기로 접어든 것은 아니어서 과열된 분위기에 예민하게 반영해 조급하게 투자를 결정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며 "국내외 경제상황과 시장 분위기를 충분히 살피고 신중히 판단해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전세난에 지쳐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가구에는 올해가 적기라는 의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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