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비율 현대차 55%·기아차 20%·모비스 25%…"여력 충분"

▲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모습 (일간경기=연합뉴스)

현대자동차[005380], 기아자동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 현대차그룹 3사는 26일 각 사별 이사회를 열고 10조5천500억원에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015760] 본사 부지를 인수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17일 입찰 참여 여부를 승인받기 위해 열린 1차 이사회에 이어 이번 2차 이사회는 입찰결과를 반영한 계약내용을 승인받기 위해 열렸다. 거액의 입찰가에 대한 이사진의 배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절차로 해석된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별 분담비율은 현대차 55%, 기아차 20%, 현대모비스 25%로 확정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현대차는 5조8천25억원, 기아차는 2조1천100억원, 현대모비스는 2조6천375억원을 각각 내년 9월까지 부담해야 한다.

이날 이사회 승인에 따라 현대차 컨소시엄은 이날 오후 한전과 본사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한다.

계약 직후 현대차 컨소시엄은 매매가의 10%인 계약금을 납입하고 내년 1월25일, 5월25일, 9월25일 세 차례에 걸쳐 잔금을 분납하면 한전부지 소유권을 최종 확보하게 된다.

이날 이사회는 감정가의 3.2배에 달하는 10조5천500억원의 입찰가에 대한 대내외적인 관심을 반영하듯 입찰가 산정 근거, 각 사별 자금여력, 미래가치 창출 방안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이사진들의 열띤 토론이 진행되면서 2시간가량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전부지 인수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됨에 따라 입찰가 결정과정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사진의 배임 논란은 문제가 없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3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3사의 현금성자산에 여유가 있고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도 양호해 한전부지 인수 및 그룹 통합사옥격인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립에 따른 자금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토지대금 10조5천500억원과 취득세를 비롯한 토지부대비용, 공공기여, 건축비 등을 모두 더한 총 사업비는 15조원을 상회한다.

올 상반기말 현재 3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 만기 3개월 미만 단기금융상품)은 현대차 17조6천558억원, 기아차 5조7천276억원, 현대모비스 6조1천22억원 등 총 29조4천856억원에 달한다.

그룹 측은 "일각에서 한전부지 매입으로 인해 연구개발(R&D)에 차질이 생기거나, 필수 생산시설을 확충하는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현재 보유한 자금여력과 향후 현금흐름 등을 고려하면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를 활용해 전 세계 사업장과 계열사를 일사불란하게 관리할 수 있는 통합사옥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와 함께 자동차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호텔,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단순한 매입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향후 창출될 수 있는 다양한 부가가치를 반영한 미래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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