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53대 타이어 파손된 부산울산고속도 교량 사고, 더위 탓 아닌 하자방치 원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 상록을)이 15일 김천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수탁운영하고 있는 민자도로에 대한 도로공사의 안전불감증’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음을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 6월 부산울산고속도로 만화교 교량 상판의 이음장치가 솟아오르면서 차량 53대의 타이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도로공사는 갑자기 더워진 날씨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당일 낮 최고 기온은 31.2도로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이 아니었으며, 또한 기본적으로 기온에 의한 팽창과 수축이 설계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더위가 아닌 부실공사가 원인일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사고 원인은 교량의 하자에 있었다. 김철민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교량 양 끝 교대부분 흉벽과 슬래브가 협착되어 팽창력이 신축이음장치에 집중되면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 하자가 지난 2014년에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4년 동안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도로공사는 “도로공사는 하자를 발견해 통보할 의무가 있을 뿐, 보수는 도로사업자 책임“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철민 의원이 입수한 부산울산고속도로와 도로공사의 위수탁 계약서에는 ‘수탁자(한국도로공사)는 본 도로의 유지보수 및 관리운영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자신의 책임으로 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부산울산고속도로의 경우 한국도로공사가 51%, 국민연금공단이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도로공사의 자회사로, 사실상 이번 사고는 도로공사가 만들어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다른 도로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현재 도로공사가 수탁관리하고 있는 민자도로는 서울춘천고속도로 서울양양선, 서울북부고속도로 구리포천선, 부산울산고속도로 세 곳이다.

김철민 의원이 이들 세 민자도로의 하자보수 현황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2013년 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총 4,288건의 하자 중 52.6%에 달하는 2,226건의 하자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었다. 특히 도로공사의 자회사인 ㈜부산울산고속도로의 미조치 건수는 670건으로, 도로공사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도로공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국민들은 비싼 통행료를 지불하고도 위험에 떠밀리고 있다”며,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도로공사와 국토부가 미보수 하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안전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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