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뒤 광장·도로 하부공간 무단 사용

롯데백화점이 20년간 무상사용 후 부천시에 기부채납 한 중동 미관광장이 건설 당시 설비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 수십억 원대 시민혈세가 낭비될 처지에 놓인(본보 9월 17일자 1면 보도) 가운데 기부채납 뒤에도 일부 공간에 대해 백화점이 영업목적으로 무단 사용 중이나 시의 관리는 전무한 상태다.

특히 시는 건설 당시 백화점과 작성한 협약서에는 무상사용 기간 동안만 도로점용료와 사용료를 면제한다고 해 놓고도 무상사용 기간이 끝난 수십 개월째 방치하는가 하면 현재 롯데백화점은 점용허가도 안 받고 무상사용 중에 있다.

4일 부천시와 롯데백화점 중동점, 시민 등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20년간 무상사용기간이 도래된 중동 1139 미관광장(지상 1층, 지하 4층)과 중동 1258번지 도로에 대해 지난 2016년 12월 20일 자로 부천시에 기부채납 했다.

현재 롯데백화점 측은 시로 기부채납 한 미관광장과 도로(중동 1258번지)의 하부공간을 점용허가 없이 통로로 무단사용하고 있으나 시는 이를 파악조차 못해 세외수입에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1995년 4월 29일 부천시와 ㈜LG백화점(현, 롯데백화점)이 작성한 협약서 제13조(공공용지사용)에는 무상사용 기간 동안만 점용료 및 사용료를 면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시는 협약서에 따라 무상사용기간이 지난 시점부터는 점용허가 고지에 이어 점용료를 부과했어야 하나 현재 약 22개월이 넘도록 관리조차 하지 않고 있어 특혜 시비까지 일고 있다.

시민 유모(남, 62)씨는 “20년간 특혜성 무상사용을 해 주고도 모자라 기부 채납된 지 수십 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시 재산을 방치하고 있는 부천시 공무원들의 행태가 한심하다”며 “건설 당시 공무원들은 백화점에 편의를 주면서 20년 뒤 일은 나 몰라라 식으로 행정을 처리해 결국 수십억 원의 시민들의 혈세만 날아가게 생겼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백화점에 대한 특혜냐?”고 반발했다.

이에 시 주차시설과 관계자는 “백화점과 미관광장에 대한 조사를 해보니 도로 일부 하부공간을 백화점 측이 점유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백화점, 도로, 미관광장 등 3곳에 대한 정밀측량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점용허가를 담당하고 있는 중4동 관계자는 “현재 도로점용에 대해 당시 협약서 내용을 토대로 법적 검토 후 점용료 부과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부채납 된 미관광장은 당시 시공, 시행한 LG 측이 사용 편의를 위해 전기, 수도, 통신, 소방, 기계, CCTV 등 모든 제반 설비시스템을 분리하지 않아 부천시가 시스템 분리를 위해 약 60-80억이 넘는 시민혈세를 투입해야할 상태에 처했다.

더구나 기부채납 받은 미관광장은 2년이 다되도록 지상1층 광장과 공원은 공원관리과, 지하1층 근린생활시설 부분은 재산활용과, 지하1층부터 지하4층 주차장은 주차시설과가 각각 관리해 일관성 없는 행정이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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