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산업연구실장 전효재

지역 사회는 하나의 생활 공동체이다. 지역이라는 용어가 하드웨어적 개념이라면 사회는 소프트웨어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지역 사회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시스템이자 생태계라 할 수 있다. 지역 사회는 지역내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공동체의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문화는 지역 사회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철학적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지역 문화는 해석의 수준에 따라 범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중요한 개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사회적 가치’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은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정책 기조 중 하나이다. 과거 기업의 과도한 이윤 창출을 견제하고 공익의 실현을 위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켜야할 사회적 책무를 국제적으로 합의한 사항이다. 이제 사회적 가치는 기업을 넘어 사회적 구성원 모두가 지향해야할 공익적 역할에 대해 논하고 있다. 경제, 인권, 사회, 노동, 환경, 지역, 안전, 복지 등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에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 하고 있다. 넓은 의미로 사회를 구성하는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인간과 함께 공동체에 공존하는 환경과 생물까지도 포함하여 그 가치를 인정해 주기 위한 인간의 행동과 윤리에 대한 논의라 할 것이다.

지역 문화를 기본적 이념으로 정의하고 있는 문화기본법 제2조(기본이념)에 “이 법은...(생략).. 문화의 가치가 교육, 환경, 인권, 복지, 정치, 경제, 여가 등 우리 사회 영역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 역할을 다하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환경정책기본법 제2조(기본이념)에 “...인간과 환경 간의 조화와 균형의 유지는 국민의 건강과 문화적인 생활의 향유 및 국토의 보전과 항구적인 국가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임에 비추어 국가, 지방자치단체, 사업자 및 국민은 환경을 보다 양호한 상태로 유지·조성하도록 노력하고...”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법제도에 사회적 가치의 이행을 이미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념에 관한 사항으로 실행에 대한 구체적 이행 방법이 명시되지 않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조직이나 예산을 명시하지 않음으로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는데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사회적 가치의 논의는 우리 삶의 문화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역 사회는 지역 공동체들이 함께 지역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다. 이러한 지역 사회의 논의는 지역 공동체가 지역 문화에 공정, 포용, 균형, 상생, 책임 등의 미사여구(美辭麗句)로 정리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가치가 또다시 이념으로 머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법과 예산을 통해 실천하여야 하고, 지역 사회와 실천 방법으로 소통하고, 지속가능한 지역 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념은 누구나 알고 공감하지만 그 이념을 실천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어려운 것일 수 있다. 이념을 신념으로 실천한 사람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백범 김구, 간디, 마틴루터킹 목사일 것이다. 다만, 그 이념을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면 모두의 신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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