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바위, 기암괴석 등 ‘한국 지질학의 보고’

▲ 특이한 지질을 보여주는 소청도 분바위.
▲ 특이한 지질을 보여주는 소청도 분바위.

일제때 어업 전진기지… 철새들 오가는 통과지로 유명

조선 후기 김대건 신부 육지 잠입위해 여러 차례 오가

대청도 인근에 있는 소청도(小靑島)는 인천항에서 북서쪽으로 약 165km 떨어져 있다. 대청도에서 9.6㎞, 백령도에서 14㎞ 거리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 소청리이다. 지질학 연구에 중요한 분바위가 있고 기암괴석과 해식동굴, 자갈해안 등으로 경관이 뛰어나다. 봄가을에 철새들이 많이 지나가는 철새 통과지이기도 하다.

◆인천항에서 선박으로 4시간

인천항에서 여객선으로 4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소청도의 면적은 2.91 ㎢이며 인구 270여 명에 177가구가 살고 있다. 소청도는 여러 차례 행정섬 남쪽에는 화석 스트로마톨라이트로 이루어진 해안인 천연기념물 제508호가 있다.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시대에는 소암도라고 불렸다. 1406년에는 대청도와 함께 옹진현에 편입되었다가 다시 16세기경에는 장연현에 소속되었다. 조선시대 후기인 1793년에는 섬을 비워두는 공도 정책이 없어지자 대청도와 소청도에 사람이 들어와 살았고 농사도 지었다. 1799년에는 두 섬을 수원부(...)로 편입시키고 진을 설치했다. 1894년 갑오개혁 때에는 황해도 장연군에 속했고, 대청도와 가까우니 이름을 맞추기 위해 소청도라고 불리게 됐다. 1928년 백령면의 일부로 예속되었다가 1974년 대청면이 독립하면서 소청도는 대청면의 관할 구역으로 편입되었다. 그리고 1995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해 경기도 옹진군에서 인천광역시 옹진군이 되었다.

◆한국 지질학의 보고

소청도 동남쪽 끝에 위치한 해안가에는 천연기념물 508호로 지정된 분바위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다. 소청도 분바위는 지질 연구에 아주 희귀한 자료이다. 분바위를 이룬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단세포 미생물 위에 퇴적물 알갱이가 겹겹이 쌓여 형성된 퇴적 구조이다. 시기는 약12억년에서 10억년전에 해당하는 후기 원생대이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지구에 최초의 산소를 만들어 생명체의 진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비슷한 지질은 국내에서 강원도 영월과 경북 경산에서 발견됐다.

분바위는 일반 바위와 크게 다르다. 백색의 석회암으로 이뤄져 묽은 염산을 떨어뜨리면 이산화탄소 기포가 생겨난다. 분바위 해안가로 내려가면 바위가 움푹 패여져 있는 곳이 눈에 띈다. 이른바 돌개구멍이라 한다. 돌개구멍은 파도에 밀려온 자갈이 맷돌처럼 회전하면서 암석 바닥을 침식시켜 형성됐다. 돌개구멍 안에는 녹색을 띠는 현생 남조류가 살고 있다.

고려 말 원나라 마지막 황제인 순제가 대청도에서 귀양 생활을 하던 중 분바위에 들러 망향의 한을 달래기도 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소청도 노화동 포구에는 몽돌이 쌓여있는 자갈마을이 있다. 색깔이 모양이 제각각이다. 흰색과 붉은 색, 푸른 색의 사암과 황백색의 석회암 등이 눈길을 잡는다. 해안가를 걷다보면 동굴도 보인다. 해식동굴이다. 깊이 7m, 폭 3m, 높이 2m 규모로 여름철 어부들의 쉼터로 이용되기도 했다. 해식동굴 옆에는 암석이 파도에 의해 완전 뚫린 모양을 하고 있다. 파도에 의한 풍화와 침식에 의해 형성된 지형이며 해식 절벽의 절리나 단층이 발달해 있다.

답동포구 일대에는 마치 시루떡으로 여러겹 쌓아논 것같은 모양인 퇴적 지층이 있다. 퇴적물의 이동이나 운반 등 지질 연구에 매우 중요한 실물들이다.

◆국내 대표적 철새 이동지

소청도에는 많은 철새들이 머무르며 오가는 곳이다. 소청도에는 우리나라 조류 540여 종 가운데 60%에 이르는 325종이 서식하고 있고, 매년 봄 가을, 우리나라를 오가는 철새들의 중간기착지다. 지난 2009년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국립생물자원관은 철새가 이동하는 소청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철새 10여 종 5000여 마리가 관찰됐다. 벌매가 4400여마리, 새매 118마리, 참매 117마리, 조롱이 104마리가 발견됐다. 소청도에 이처럼 철새들이 들르는 것은 서해를 건너기 전에 상승기류를 이용해 비행고도를 높일 수 있는 마지막 장소이기 때문이다. 가을철 소청도를 지나는 멸종위기 2급인 벌매는 러시아 동부에서 집단으로 번식해 서식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하기 위해 한반도를 거쳐 중국 산둥반도 방향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청도에는 올해 하반기 개관을 앞둔 ‘국가철새연구센터’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지속적인 AI 발생으로 피해가 거듭되는 현실에 환경부가 철새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국가철새연구센터’를 건립하고 나섰다.국가철새연구센터는 서해5도 지원특별법에 따라 추진된 사업으로 옹진군 대청면 소청리 산 153번지에 2016년 착공됐다. 지상 2층(연면적 1999㎡) 규모의 센터는 연구실, 실험실, 표지 조사실, 표본실, 구조 치료실, 재활 계류장, 직원 숙소 등으로 구성된다. 국가 주도형 철새 연구 전문 기관으로 철새의 도래·서식 현황, 철새 이동 경로와 정보체계 구축, 국제협력, 전문인력 양성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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