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 행사장서 반바지…수원·부천 남성 공무원들 잇달아

"너무 더워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싶다"던 수원시청 한 남성 공무원의 희망 사항이 실현됐다. 단순히 수원시만이 아닌 부천시에서도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남성 공무원들이 늘어나고 있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수원시청과 일부 동주민센터에서는 지난 6일부터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남성 공무원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회색이나 청색 반바지를 입은 남성 공무원들이 청사 내를 지나가면 민원인과 다른 동료 공무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반바지를 입으면 예의에 어긋나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게 내린 탓에 신세대 젊은 공무원조차 용기 있게 반바지 착용을 하지 못하는 행정조직 내에서 반바지 패션은 센세이션한 일로 여겨진다.

수원시에 반바지가 등장한 것은 지난 1일 수원시공무원노동조합 익명 신문고에 한 남성 공무원이 올린 "너무 더워 반바지 입고 출근하고 싶어요. 그래도 되는 거죠·"라는 짤막한 글에서 비롯됐다.

35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자 한 남성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더운 긴바지 대신 시원한 반바지를 입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인데, 여성 공무원뿐 아니라 많은 공무원의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여기에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 3일 '나라꽃 무궁화 축제' 행사장에 반바지를 입고 나타나 공직자의 반바지 착용 허용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 기폭제가 됐다.

염 시장은 이후에도 매일 반바지를 입고 수원시청에 출근해 공식 업무를 보고 있다.

시장이 반바지를 입고 업무를 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 내에서도 비서실장과 문화예술과장 등 일부 간부공무원과 젊은 남성 공무원들도 반바지 착용에 동참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3동 주민센터는 남성 공무원 전체가 반바지를 입고 일하고 있다.

수원시 공무원노조도 반바지가 일의 능률을 올리고, 에너지 절약에 효과가 있다며 반바지 착용을 지지하고 있다.

부천시도 직원 슈퍼 쿨비즈(Super Cool-biz) 복장으로 반바지를 허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는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지난 8월 7일 ‘시원차림 복장 시행’ 공문을 전 부서에 발송했다. 폭염기간 동안 에너지 절약과 업무능률 향상을 위해 노타이, 반바지, 면바지 등 간편한 옷차림을 권장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반바지와 샌들을 쿨비즈 차림에 포함한 슈퍼쿨비즈 운영 방침으로 눈길을 끈다. 여름철 많은 공공기관과 기업이 쿨비즈 차림을 권장하고 있으나 반바지 차림은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의 반바지 허용에 직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별한 행사나 강제규정 없이 부서별 자율 참여 방식으로 오히려 부담 없이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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