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과 등 실용과 인기… 기독교 정신 ‘한구석 밝히기’ 교육

유석성 총장. 안양대의 도약을 다짐했다.

안양대학교가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았다. 안양대는 1948년 설립됐다. 1990년대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뒤 학생과 교수 등 구성원이 6000여 명에 달할만큼 성장했다. 올해는 유석성 총장의 취임 1주년이기도 하다. 유 총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해 학교를 크게 변화시키면서 본격적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유 총장으로부터 안양대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우선 취임 1주년을 축하합니다.

“축하받긴 이릅니다. 학교가 지난 5월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돼 5억여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해는 교육부로부터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dvanced of College Education, 이하 ACE+사업)에 선정돼 올해 20억원을 지원받습니다. 지난해는 16억원의 재정 지원을 받았습니다. 학교 발전과 성장에 아주 귀한 예산들입니다. 제가 취임하면서 학교의 융성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목표를 잡았습니다. 지난 1년간 준비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학생과 교직원 모두 힘을 합쳐 도약할 시기입니다. 학교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고 발전기금 모임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

유 총장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신학대 총장을 지냈다. 이 때 신학대를 전국 최상, 최고의 평가를 받도록 이끌어냈다. 지난해 초빙을 통해 안양대 총장으로 왔다. 지난 7년간의 총장 경영 경험과 교육 철학을 안양대에 접목 중이다.

“어느 대학이든 학교가 총장에게 요구하는 건 거의 같습니다. 한국 대학이 날로 어려워져 가고 있는 현실에서 학생들의 교육은 물론이고 학교 내실을 기하고 학교를 알차게 만들어 나가는 경영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대를 볼 수 있는 통찰력과 사회적 교섭력도 절대 필요합니다. 오늘 교육을 제대로 하고 시스템을 갖춰나가야 내일의 희망이 있다는 생각으로 총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안양대의 교육 방향과 장점은.

“학교 건학이념이 기독교 정신과 ‘한구석 밝히기’ 입니다, 교육 목적은 ‘한구석 밝히는 아름다운 리더’입니다. 건학 이념을 통해 인간을 변화시키고 한국 사회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세계를 변화시키는 인물을 키웁니다. 안양대는 훌륭한 인물을 길러내는 세계의 중심이고자 합니다. 공연예술과 등 실용과는 경쟁률이 수십대 일이 될만큼 인기도 좋습니다. 서울에서 무척 가까운 것도 장점입니다. ”

- ‘한구석 밝히기’ 교육은 무엇인가요.

“‘한구석 밝히기’란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조일우(照一隅) 개념으로 김영실 초대총장(1920~2006)이 강조한 정신입니다. 한구석이라도 환히 밝힐 수 있는 사람,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자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저는 사람 사이의 연대와 협동을 중시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백 걸음을 가는 것보다 백 사람이 한 걸음씩 가는게 낫다라는 겁니다. 예수가 말하는 사랑의 사회적 실천 운동이라고 봐도 됩니다.”

올해 개교 70년을 맞은 안양대. 캠퍼스가 아기자기하다.

-안양대가 키우고자 하는 ‘아름다운 리더’란 어떤 인물인가요.

“안양대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학교입니다. 저는 학생들은 ‘평화 전도사’로 만들고 싶어요. 이 때 평화는 적극적 개념으로 단순히 전쟁이나 폭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민주화되고 경제적으로 착취가 없고, 사회적으로 소외가 없는 등 사회 정의가 실현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남북 화해 시대에 맞춰 평화 통일 시대를 준비하며 어디를 가든지 평화를 만드는 사람도 물론이죠. 안양대가 나아갈 방향이기도 합니다.”

유 총장은 평소 인문학 교육을 남다르게 강조해오고 있다. 스스로 동양사상을 20년 이상 공부해고 있다. 지난 서울신학대 총장 시절 ‘인문학 강좌’를 개설해 전국적으로 인문학 열풍을 몰고오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인문학이 왜 중요한가요.

“인문학은 상상력의 보고입니다. 인류 문명의 발달은 상상력의 결과입니다. 삼성이 만든 세계적인 제품인 스마트폰에도 수없이 많은 상상력이 발현된 결과입니다. 서울신학대 총장시절 학생들과 지역 주민에게 인문학 강좌를 열어 학생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했습니다. 인문학의 대표적 분야는 문학·역사·철학입니다. 문학은 인간의 창조성과 상상력을 끊임없이 풍부하게 해 줍니다. 역사는 판단력을 길러줍니다. 우리의 삶이 좌표를 찾지 못할 때 역사를 살피면 대안이 보입니다. 역사속 수많은 위인들이 걸어온 삶을 보게 되면 어떻게 살고 선택의 순간에 어떻게 결정해야 할 지를 알게 됩니다. 철학은 합리적 사고력을 갖추게 합니다. 제가 우리 학생들에게 고전읽기, 논리적 글쓰기, 화법과 예절 등의 과목 수강을 권하는 이유입니다.”

유 총장은 대학의 자율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대학이 교육과정 입학정원 등록금을 맘대로 정하지 못하면 갈수로 대학은 더욱 살아남기 어렵다고 했다.

“대학의 자율성이 정말 중요합니다. 정부는 대학에 자율성을 주고 대입 제도 개선에 집중했으면 합니다. 대입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는 교육을 바로 잡을 수 없습니다. 중요한 대입 제도를 교육부에서 대안을 마련한 뒤 검증해야 하는 데 처음부터 공론화위원회에 맡겨 여론을 통해 정하면 안됩니다. 교육 문제는 그때그때 정권에 맞춰 바꿀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됩니다.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니까요. 학생들이 희망을 품고 공부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도산 안창호는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라고 했습니다.”

1948년 개교한 안양대는 1993년 초대 김영실 총장이 취임한 뒤 교명을 대신대에서 안양대로 바꾸고 기독교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제2의 학교 설립자로 불리는 유 총장은 ‘한구석 밝히기’ 정신을 교육 이념으로 삼았다.

수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안양대 캠퍼스는 관악산과 청계산이 보일 정도로 전망도 좋다. 산세와 잘 어울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드라마 ‘너를 기억해’ ‘슈츠’ 등이 안양대 캠퍼스에서 촬영했다.

안양대 건학 이념인 ‘한구석 밝히기’.

유석성 총장은 

인문학 돌풍 일으킨 ‘학계의 마당발’… 안양대 도약 다짐

유석성 총장은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다. 경기도와 안양에 대해서도 애정이 많이 간다고 했다.

그는 학계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서울신학대 총장시절 ‘인문학 강좌’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전국 주요 언론에서 대대적인 보도를 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등 대한민국의 대표적 석학들이 강연에 나섰다. 강연자들이 모두 유석성 총장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인문학 강좌’는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며 서울신학대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문학 강좌를 묶어 ‘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것인가’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로 책을 냈다.

그는 안양대도 서울신학대 못지않게 도약시키겠다고 했다. 한국기독교학회장, 전국신학대학협의회장, 한국신학대학총장협회장 등을 지냈다.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은 세계적인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에 관한 논문을 썼다. ‘사회 정의론 연구’ ‘본회퍼 신학사상’ ‘정의와 평화윤리’ ‘기독교 사회 윤리와 현실’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 ‘사형과 인간의 존엄’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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