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수천만원… 1인 가구 급증에 수요 늘어

▲ 지난해 입주한 서울 종로 ‘경희궁자이’37㎡는 분양가(3억원)보다 2억원가량 높은 5억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 지난해 입주한 서울 종로 ‘경희궁자이’37㎡는 분양가(3억원)보다 2억원가량 높은 5억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최근 전용 면적 50㎡(15평) 미만의 초소형 아파트 인기가 심상치 않다. 분양 시장에서는 수요가 몰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매매시장에서는 찾는 사람이 많아 3.3㎡당 수천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올해 3월 서울 당산동에서 분양한 ‘센트럴 아이파크’ 46㎡는 91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같은 달 서울 방배동의 ‘서리풀 서해 그랑블’ 49㎡는 10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 신길동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47㎡는 145.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이는 이 아파트의 1순위 평균 경쟁률(12.1대 1)보다 10배 이상 높다.

초소형 아파트는 매매가 상승률도 두드러진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40㎡ 미만 초소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114.2로 중소형(111.7), 중대형(109.5), 대형(107.7)을 앞질렀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신천동 ‘잠실 파크리오’ 35㎡는 올해 2월 지난해 동월(5억4000만 원)보다 2억4000만원 오른 7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지난해 입주한 서울 종로 ‘경희궁자이’ 37㎡는 분양가(3억원)보다 2억원가량 높은 5억 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분양권도 강세를 보여 서울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39㎡ 분양권은 전매제한이 풀린 2016년 6월 4억7000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올해 1월에는 8억70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초소형 아파트의 몸값 상승에는 1인 가구 급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6년 현재 국내 1인 가구는 539만7615가구로 전년(520만3440가구)보다 3.73% 늘었다.

2000년 222만4433가구였던 1인 가구는 2005년 317만675가구, 2010년 414만2165가구, 2015년 520만3440가구 등 5년 주기로 약 100만 가구씩 증가했다. 그 결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도 2000년 15.54%에서 2005년 19.96%, 2010년 23.89%, 2015년 27.23%, 2016년 27.87%로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 30%를 넘고, 2045년에는 36.3%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높은 집값도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초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요소다. 게다가 초소형 아파트는 임대 등의 수익형 부동산으로 활용하기 좋아 젊은 층은 물론이고 중·장년층에서도 인기가 높다.

상황이 이쯤 되자 건설사들도 초소형 아파트를 속속 공급하는 분위기다. 전용 24㎡까지 등장할 정도로 면적이 계속 작아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3베이(bay) 구조나 안방 드레스룸, 펜트하우스 등의 실속 있는 특화 설계를 적용해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초소형 아파트가 각광받으면서 건설사들이 효율적인 공간을 앞세운 초소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하지만 당장은 물량이 많지 않아 초소형 아파트가 더 귀한 몸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홍콩이나 일본, 미국 등에서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초소형 아파트 공급이 늘고 있다. 홍콩에선 올해 4월 11㎡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카오룽반도의 삼수이포 지역에서 분양된 이 아파트는 방 1개와 샤워실, 부엌만 갖췄다.

홍콩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건설된 민간아파트 중 20㎡ 이하의 초소형 아파트는 691채로 전체(1만7791채)의 3.9%다. 이 비중은 2013년 1%, 2016년 1.4%, 2017년 3.9%로 매년 확대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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