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금융회사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40대 여성 A 씨는 2010년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한 영국 남성을 만났다. 자신이 영화감독이라고 밝힌 이 백인 남성은 매너 있는 말투와 유머 등으로 금세 A 씨의 호감을 샀다. 처음으로 온라인 데이트를 한 지 석 달 후 이 남성은 A 씨에게 급하게 1만 홍콩달러(약 140만원)를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30만 파운드를 지니고 말레이시아에 갔다가 관련 법규 위반으로 구금돼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남성에게 푹 빠져있던 A 씨는 아무 의심 없이 말레이시아의 계좌로 돈을 보내줬다. 이후로도 이 남성은 여러 이유를 들어 돈을 보내달라고 부탁했고, A 씨는 그 부탁을 모두 들어줬다. 그렇게 8년 동안 A씨가 보낸 돈은 무려 1천400만 홍콩달러(약 20억원)에 달한다. 보낸 횟수는 200번 이상이었다. 이후 뒤늦게 정신을 차린 A 씨는 지난달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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