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포함 책임자 징계 요청…촬영 재개는 미정"

MBC가 최근 논란이 된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의 세월호 참사 뉴스 화면 삽입은 고의가 아닌 실수라고 결론지었다.

MBC는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약 1주일간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한 내용을 정리해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오동운 MBC 홍보심의국 부장은 "문제의 화면은 해당 방송분을 편집했던 조연출로부터 비롯했다"며 "조연출이 FD에게 편집에 필요한 뉴스 멘트를 제시하고 영상자료를 요청, FD가 전달한 10건 중 2건이 세월호 관련 뉴스였다"고 사건 발생 경위를 설명했다.

조사위 설명에 따르면 이후 조연출이 미술부에 세월호 뉴스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을 컴퓨터 기술로 지워줄 것을 의뢰했고, 수정된 영상을 방송에 사용했다. 오 부장은 "제작진은 세월호 뉴스 화면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뉴스 속보 형태의 멘트를 이어가는 구성이 최적의 형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또 조연출은 "일부 영상은 세월호 관련 뉴스인지 몰랐고, 한 가지는 알았지만, 배경을 흐림 처리한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뉴스 멘트 자체에 세월호 관련 언급이 없었고 문제가 된다면 20명이 보는 전체 시사회에서 걸러질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고 조사위는 전했다.

조사위는 그러나 "조연출이 어묵이란 단어가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는 의도로 쓰인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고의성은 없었다. 상급자와 동료들을 통해 조연출 성향도 조사했지만, 정치적인 성향이 특별히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작업지시를 주고받는 단체 카톡방도 조사했다고 밝혔다.

오 부장은 "단체 카톡방에서는 멘트에 맞는 구체적인 영상을 찾아달라는 지시만 있었다. 14명이 참여하는 단체방이기 때문에 방송일인 지난 5일부터 타임라인을 맞춰놓고 14명의 카톡을 모두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연출의 휴대전화로 '어묵'을 검색하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됐고 커뮤니티 활동한 기록도 찾을 수 없었다"며 "그러나 저희가 수사를 한 것이 아니므로 시청자들에게 조연출이 '일베'가 아니라고 확신을 드릴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조연출뿐만 연출, 부장, 본부장 등 제작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를 회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오 부장은 "조연출이 세월호 참사를 조롱하기 위해 영상을 사용했다고 판단하기 어렵지만, 단순 과실은 아니다. 방송 윤리를 위반한 것으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위원장인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은 "웃음 코드가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화재나 수재 등 피해자가 있는 화면을 잘 쓰지 않는다. 근본적, 윤리적으로 이런 화면을 쓰지 않는 윤리의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지적 참견 시점'은 개그우먼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 특보 화면을 삽입해 뭇매를 맞았다.

이후 MBC는 최승호 사장까지 직접 나선 것을 비롯해 3차례 사과문을 내놨고 세월호 참사 유족과 외부 변호사가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발생 경위를 조사해왔다. 방송은 2주간 결방 중이며 촬영 재개는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MBC는 폐지를 논의한 적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조사위원인 전진수 예능본부 부국장은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해서 모든 것이 '스톱'돼 있고 결과 발표 후 각 출연자와 논의해서 향후 방송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