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일반 고분 첫 학술발굴

▲ 강화 석릉 주변 모습.
▲ 강화 석릉 주변 모습.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고려가 강화도로 도읍을 옮긴 강도(江都, 1232∼1270) 시기 문화상을 구명하기 위해 강화도에 남은 고려 고분군 조사가 시작된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14일 개토제(開土祭)를 열고 고려 제21대 임금 희종(재위 1204∼1211)이 묻힌 강화 석릉(사적 제369호) 주변 고분 10여 기를 발굴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강화도에서 지표조사를 진행해 25개소에서 고분 283기를 확인했다. 강화군 양도면 길정리 석릉 주변에는 109기가 군집했는데, 이 가운데 10여 기를 7월까지 조사하는 것이다.

앞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1년 석릉을 발굴해 무덤 구조를 파악하고, 석인상과 능비, 표석, 청자와 금속류 등 유물 400여 점을 찾아냈다.

이번 조사는 강화에서 고려 일반 고분을 대상으로 하는 첫 학술발굴로, 왕궁과 왕릉급 무덤 다수가 북한에 있어 미진했던 고려사 연구가 활성화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개소식을 연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강화도에서 하는 첫 번째 발굴조사"라며 "석릉 주변 무덤 주인공의 신분을 조사하고, 석릉과 무덤들 간 관계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사 대상 무덤에는 왕족이나 지역 세력가가 묻혔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부분 도굴된 상태여서 정확한 규모와 구조는 조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화 고려왕릉으로는 석릉 외에도 고종(재위 1213∼1259) 무덤인 홍릉(사적 제224호), 원종 비인 순경태후(1222∼1237)가 잠든 가릉(사적 제370호), 강종 비 원덕태후(?∼1239)가 묻힌 곤릉(사적 제371호)이 있다.

연구소는 이번 발굴에서 나온 유물과 이전에 확보한 유물을 인천시립박물관이 10월 29일 개막하는 특별전 '고려 왕릉전: 고려, 강화에 잠들다'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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