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급진전 인천∼남포 항로 재개 등 기대

▲ 북한 서해 무역항 위치도.
▲ 북한 서해 무역항 위치도.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교류협력의 방향으로 급물살을 타면서 과거 남북교역의 중심이었던 인천항의 위상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항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북한 남포를 잇는 정기 화물선이 운항한 남북간 바닷길의 관문이었다.

남북교역의 상징과도 같았던 인천∼남포 정기 화물선 트레이드포춘호(4500t급)는 2002년 이후 주 1회 인천과 북한 남포를 오갔다.

2002년 서해교전, 2009년 북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졌을 때도 계속 운항하며 남북 긴장 완화의 역할도 했다.

당시 트레이드포춘호를 이용한 대북 반출물품은 섬유류, 화학제품, 전자전기제품이 주를 이뤘고 반입물품은 농수산물, 철강금속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젖염소, 분유, 밀가루 등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 물품도 대부분 이 화물선을 통해 전달됐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사건 여파로 남북교역을 중단하는 5·24조치가 발표된 이후 트레이드포춘호가 북한을 오가는 횟수는 급격하게 줄었고 2011년에는 결국 운항을 멈췄다.

인천∼남포 정기선 트레이드포춘호의 모습.

인천항을 통한 남북 교역액은 2007년 7억6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08년 6억7000만 달러, 2009년 4억8000만 달러, 2010년 3억7000만 달러로 줄었다.

5·24 조치 이듬해인 2011년 1300만 달러로 급감했고 지난해의 경우 인천항 세관 당국에 공식 집계된 남북 교역액은 8000달러가 전부다.

앞으로 남북교역과 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인천항은 큰 수혜가 예상된다.

인천∼남포 항로가 다시 열리고 인천∼해주 항로가 신설될 경우 인천항은 수출입과 환적 컨테이너 등 물동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북한의 서해항만은 수심이 얕고 조수간만의 차가 큰 데다 2009년 이후 매년 겨울철에 남포항부터 서해 최북단 신의주까지 바다위에 얼음이 떠다니는 해빙이 발생해 연간 45일가량 해상 물류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북한은 전체 8개 무역항 가운데 남포·해주·송림항 등 3개가 서해에 있고 5개는 동해에 있다.

북한 전체 인구 2500만명의 40%인 1000만명이 거주하는 평양과 평안도의 경제성장이 안정화할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천항의 물동량 증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인천항만공사가 최근 '통일 이후 인천항의 역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 남부권역의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과 환적 기능을 인천항이 맡게 돼 물동량이 연간 2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사 관계자는 30일 "남북관계가 개선돼 교역과 경협이 재개되면 서해 물류 중심항으로서 인천항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며 "인천 신항을 중심으로 항만시설을 적기에 개발해 다양한 수요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