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와 득점권 타율에 대해 고민하던 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모처럼 가슴을 폈다.

아키야마 고지 소프트뱅크 감독의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경기를 하라"는 격려가 이대호를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는 4일 "이대호가 거구를 흔들며 오릭스 버펄로스를 격파했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3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오릭스와 홈경기에 4번타자·1루수로 선발출전해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선두 소프트뱅크는 리그 2위 오릭스를 10-3으로 누르고 격차를 2.5게임으로 벌렸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대호가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배트로 승부의 방향을 바꿔놨다"고 이대호를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이대호는 이날 1-2로 뒤진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동점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2-3으로 뒤진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우익수 쪽 2루타를 쳐내며 팀 공격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6회 4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꼽히는 가네코 치히로를 공략해 만든 장타라 더 눈길을 끌었다.

이대호는 "우리 팀 선수 모두가 중요한 경기라는 걸 알고 뛰었다"라며 "평소보다 더 집중했는데 6회 내 2루타를 시작으로 득점이 나와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전 아키야마 감독은 이대호에게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나서라"라고 격려했다.

이대호는 3일까지 타율 0.309로 퍼시픽리그 타격 4위, 149안타로 최다 안타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14홈런(공동 9위)으로 장타력 논란을 불렀고, 55타점(13위)·득점권 타율 0.234로 "4번타자답지 않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괴로워하는 이대호를 위해 아키야마 감독이 나섰다.

이대호는 "나도 홈런, 타점, 득점권 타율이 만족스럽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감독님 말씀처럼 당당하게 경기하려 한다. 4번타자라면 그런 비판도 극복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릭스전 이대호의 활약을 지켜보며 일본 언론의 태도도 달라졌다.

마이니친 신문은 "이대호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1승을 팀에 선물했다"며 "이대호가 경기 뒤 자신의 가슴을 두드렸다. 당당한 4번타자의 모습이다"라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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