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가평서 반복…지방선거 앞두고 공천 '고심'

포천시와 가평군에서 보궐선거로 당선된 자치단체장들이 법정에 서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전임 단체장의 비위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보궐선거에 당선됐으나 후임 단체장 역시 재판에 넘겨지자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22일 검찰과 해당 지자체 등에 따르면 김종천 포천시장은 지난 18일 기부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2월 초 학교 동문회 송년 모임에 참석해 37명에게 잣과 손톱깎이 등 총 115만원 상당의 시청 기념품을 동문회 기념품으로 나눠 준 혐의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김 시장은 보궐선거로 당선된 지 1년 만에 법정에 서게 됐다.

지난해 4월 포천시에서는 서장원 시장이 강제추행죄로 당선 무효 처리돼 시장 자리가 비자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서 시장 역시 2008년 보궐선거로 당선됐다. 당시 박윤국 시장이 총선에 출마하고자 사임했기 때문이다.

무소속이었던 서 시장은 이후 자유한국당(옛 한나라당)에 입당한 뒤 2010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2014년 3선에 성공한 직후 성 추문에 휘말려 중도 하차했다.

이로써 포천지역은 최근 보궐선거로 당선된 시장 2명이 잇따라 법정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김 시장은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자유한국당 포천·가평지역 위원회 관계자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터져 난처하다"며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김 시장의 사건을 면밀히 들여다본 뒤 공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 가평에서도 보궐선거로 당선된 군수가 잇따라 법정에 섰다.

양재수 군수가 기부 행위로 당선 무효가 확정되자 2007년 4월 보궐선거가 치러졌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진용 군수가 당선됐다.

이 군수는 당선 두 달 만에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첫 번째 고비를 맞았지만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두 번째 고비는 넘지 못했다. 이 군수는 기획부동산 업자와 골재채취 업자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또 기소된 뒤 유죄가 인정돼 직위를 잃었다.

이 군수의 공백을 메우고자 2013년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성기 군수가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당선 직후 김 군수는 경쟁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법정에 섰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에서도 그대로 확정돼 군수직에 복귀했다.

김 군수는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에 입당해 2014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받은 뒤 성 상납 의혹이 불거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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