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3차례 연속 경영본부장 임명

▲ 인천항만공사 전경.
▲ 인천항만공사 전경.

해양수산부 산하 공기업인 인천항만공사 임원에 또다시 정치권 인사가 내정돼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3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현재 비어 있는 상임이사 두 자리인 경영본부장과 운영본부장이 최근 내정돼 오는 13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 중 경영본부장 내정자인 홍경선(55) 청운대 교양학부 부교수는 1996∼2005년 3명의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했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인천시장 재임 기간인 2010∼2013년 시장 도시재생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 청운대 교양학부 부교수로 재직하며 행정학·사회학을 강의하고 있다.

2015년 10월∼2016년 2월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에서 일했다.

최장 3년 임기(2년+1년) 동안 1억원이 넘는 연봉과 업무용 차량이 제공되는 인천항만공사 경영본부장에 정치권 인사가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국회의원 보좌관과 경남도의원을 지낸 인사가 경영본부장 자리를 차지했고 2014년에도 국회의원 보좌관, 새누리당 부대변인을 역임한 인사가 임명됐다.

이번에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인사가 3차례 연속으로 내정되면서 '인천항만공사 경영본부장=여당 정치인 몫'이라는 등식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2005년 출범한 인천항만공사는 자본금 2조670억원 규모로 기획재정부가 65.8%, 해양수산부가 27.5%,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사장과 3명의 본부장 등 총 4명의 상임이사 체제로 운영되는데 이들은 해수부와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거쳐 최종 낙점된다. 공사 안팎에서는 정치권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성을 발휘해 경영 성과를 내야 할 공기업 임원 자리가 정치권 인사들의 취업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인천항만공사 노조도 임원 인사를 앞둔 지난 2월 성명을 내고 이런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당시 성명에서 "항만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전혀 없는 정치권 낙하산 인사의 내정설이 감지되고 있다"며 "집권 여당이 전리품 챙기듯 요식행위만 거친 채 내리꽂는 낙하산 인사는 정권에 대한 불신은 물론 인천항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적폐"라고 주장했다.

홍 내정자는 일각의 이런 우려에 대해 "30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국회의원 보좌관은 7년을 했을 뿐이고, 오랜 시간을 공공정책 전문가로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보좌관으로 근무할 당시에도 국회 해양정책연구회 회장을 2년간 맡았고 보좌한 국회의원도 농림해양수산위 위원으로 활동했다"며 "여당과 정치적 네트워크를 가진 인사가 공기업 임원을 맡으면 효율성이 높아지는 순기능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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