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세 환자, 제주서 이송된 심장 이식받아 퇴원

“150일간의 기다림 끝에 저에게도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그분이 못다 한 삶 제가 이어받아 더욱 열심히 봉사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국내 최장거리 심장 이식을 받은 이문복 씨(남•61세•가명)가 건강을 회복한 후, 지난 8일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을 나섰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심장내과 김경희 과장(심장이식센터장)과 부천 세종병원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을 필두로 한 심장이식전담팀은 1월 29일 제주한라병원에서 발생한 공여자의 심장을 오전 10시에 적출하여 제주공항으로 운반한 후, 오전 11시 대한항공편을 이용하여 김포공항으로 수송, 오후 12시에 다시 김포공항에서 구급차를 이용해 부천 세종병원으로 운반하여 심근병증과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는 이문복 씨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무려 600km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한 셈이다.

세종병원은 1994년, 민간병원 최초로 헬기를 이용하여 부산에 있는 공여자의 심장을 적출, 부천에 있는 수혜자에게 문합하여 대한민국 최장거리 심장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심장이식팀의 재정비를 거쳐 2015년부터 다시 활성화하여 진행하던 중 이번 민간병원 최초로 제주-경기 간 국내 최장거리 이식에 성공함으로써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유일 심장전문병원으로서의 저력을 입증했다.

심장이식 대기자로 KONOS (Korean Network for Organ Sharing,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되면 엄격한 평가 기준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그 순위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뇌사자의 심장을 받아 심장 이식을 진행하게 된다.

심장 이식 수술은 뇌사 공여자의 심장을 적출하여 심정지 용액과 저온 보존법을 이용해 수혜자의 몸에 연결,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시간(심근 허혈 시간)이 성공의 중요한 열쇠다. 보통 심근 허혈 시간이 4시간을 넘으면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번 이식 수술의 경우, 3시간 30분여 만에 공여자 심장 적출부터 수혜자 심장 문합까지 이루어졌다.

세종병원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거리인 제주도에서부터 심장을 운반해야 하는 데다가 기존에 이미 심장수술을 받아 유착이 심한 환자라 까다로운 케이스였으나 다행히 4시간 이내에 문제없이 수술을 잘 마칠 수 있었다”며 “이번 최장 거리 이식 성공은 앞으로 세종병원이 국내 어느 지역에서 발생한 공여자라도 얼마든지 안전하고 신속하게 성공적으로 심장이식수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김경희 과장(심장이식센터장)은 “의료기관, 항공사, 공항 간의 협력이 잘 이루어져 적출부터 이식 수술까지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며 “이문복 씨는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하여 앞으로는 특별한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심장병 치료를 선도해 온 부천 세종병원은 1990년대에 중단되었던 심장 이식 수술을 2016년 6월부터 재개하여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 새 삶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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