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완 시인, 박석수기념사업회 홍보국장

지방을 여행 하다가 지역의 문인을 추모하는 문학관이 있으면 들러서 유심히 살펴본다. 우리 지역에 문인이 많은데 왜 문학관이 없을까. 지역 문인들의 사랑방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안성시는 조병화문학관이 있고, 화성시에 가면 홍사용문학관이 있다. 수원시는 고은 시인, 화천군은 이외수 작가를 모시고 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도시 평창군에 이효석문학관과 춘천의 김유정 문학관 특히 박경리작가 경우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작가와 연관성을 찾아서 하동 토지문학관과 원주 박경리문학공원, 통영 박경리기념관을 운영하는데 지역에서 테마가 있는 관광코스중 하나이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드는 곳이다.

최근들어 광명시에서 기형도문학관을 개관했고, 부천시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문학도시가 됐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왠지 모르게 지역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기분이다. 최근 매스컴에서 화두되고 있는 대표 단어는 4차 산업혁명이다. 다시 말하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봇, 사물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 사회 전반에 융합 및 연결되어 나타나는 혁신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인문학은 미래의 4차산업혁명에서 고부가가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평택에서도 해낼 수 있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본다. 우리에게 문인 박석수가 있지 않는가 ?

박석수 문인은 1949년 평택군 송탄면 지산리에서 태어나 1971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술래의 잠’으로 당선됐으며, 시집 <술래의 노래> 발간, 월간문학 신인상 소설 당선, 시집 <방화>, <쑥고개> 발간 등 시와 소설을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펼쳤다.

특히 1993년 발간한 <쑥고개>라는 장편소설에서는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의 모순구조를 거듭 깨버리려는 박석수 문학의 본질’을 보여줬다.

이후 1996년 9월 12일 지병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투병 중 애석하게 47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몇 년 전 필자는 지역 출신 박석수 문인에 대해 접할 기회가 있었다. 단순하게 시대적 저항시인, 외톨박이 시인으로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박석수 문인의 시는 우리 평택 지역의 애환을 가슴 깊숙이 파고들고 있었다.

평택시에서 사회 문화예술 계승 발전을 도모하는 평택송사모 단체에서 지난 4년 동안 ‘지역테마기행 문화축제’ 행사를 치르며 박석수 문인의 작품을 낭송하고 시화전을 펼쳤다. 2017년 3월 한도숙 시인과 우대식 시인이 15년 전부터 박석수 문인에 대해 재조명 해왔는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함께 ‘박석수기념사업준비위원회’라는 이름 아래 뭉치게 됐다. 준비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으며 기념사업회 결성을 준비한 결과 지역의 문학과 문화을 사랑하는 발기인 117명과 함께 지난해 9월 16일 평택시북부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쑥고개는 살아 있다’를 주제로 ‘박석수기념사업회’를 창립 할 수 있었다.

얄팍한 주머니 사정을 생각도 하지 않고 창립 할 수 있도록 200만원, 100만원, 30만원 씩 주머니를 털어 놓은 발기인들이 있어 창립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 박석수기념사업회는 문인 박석수을 재조명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생가와 평택지역에 서너 군데 문학비를 세울 계획이다.

그리고 박석수의 삶과 문학에 대한 연구, 조사, 기록, 자료수집, 출판, 보존, 전시 등의 사업과 박석수 문학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한 세미나, 백일장, 문학학교 등의 사업, 박석수기념관 건립, 박석수 생가 복원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매년 박석수 문인의 기일인 9월 12일부터 생일인 9월 14일까지는 ‘박석수문학예술제’를 기획해 정례화 할 계획이다

박석수 문인은 평택의 정신문화로 의미가 크다.

그는 1960~70년대에 기지촌이 발달했던 지역 특수성 작품을 통해 안타까워하며 민족의식과 향토 애향심을 드러냈다. 우리는 지금 미군문화에 동화될 것이 아니라 박석수 문인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향토문화를 보존해 미군에게 전파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올해 평택시 예산이 1조4600만원이다. 이 중 문화 체육·관광분야 454억원 중에서 문인 박석수를 재조명하기 위하여 적은 비용이지만 용역발주 한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여기서 끝날것이 아니라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이 필요하겠다, 여기서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기술 등은 인문학적 사유에 바탕을 둔 창의적 인재가 개발한 것이지만,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그것은 개발자는 인간이란 점이다. 선진국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력과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인문학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성공할수 있었다. 

우리 사회도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함께 그 핵심기술에 근거하는 인문학적 자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즉 인문학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서 인문학적 관점으로 이를 주도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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