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국장대우(포천 주재)

 

포천시가 김영란법과 장기적인 불황으로 이중고의 어려움을 겪는 일반음식점을 위해 공직자들에게 일반음식점을 이용토록 하고 있다. 포천시 음식업지부에서 “지역경제가 어려우니 구내 식당보다는 일반 식당을 이용해달라”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1000원을 할인해주겠다”는 건의를 고위공직자들이 받아들였다. 이로인해 그 동안 포천 공직자들의 후생복지 차원에서 운영되던 구내식당은 지난 연말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현재 휴업 상태다.

포천시청에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와 일부 퇴직공직자에 따르면 "시청 공직자들은 대략 450명 정도인데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공직자들은 100명에서 120명 정도가 이용한다"며 "타 지역에서는 관공서 구내식당을 외부인이 이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포천시 지역에는 이러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포천 인근의 다른 도시처럼 관공서 구내식당을 외부인이 이용하면서 겪는 골목상점의 어려움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일반 공직자들은 "포천시장을 비롯한 결제부서에 있는 고위공직자들의 탁상공론적인 사고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내식당이 휴업에 들어가면서 일부 부서에서는 출근과 동시에 점심 식사를 이용할 수 있는 식당들을 섭외하고 있으며 다른 일부 부서에서는 배달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직자들의 건강을 위한 업소의 위생 상태나 영양밸런스는 뒷전이다.

그동안 구내식당은 월급이 적은 하급 공직자들이 다수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공직자들은 점심 식사 비용이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보다 더 비싼 값을 치루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배달업체에서 음식을 주문하다 보니 배달업체에서 그릇을 제때 수거하거 않아 시청 곳곳에 신문지에 쌓인 빈 그릇을 방치하게 됐다. 많은 민원인들이 이를보고 볼썽사납다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간단한 해결책을 내놓자면 현재 개점휴업 상태인 구내식당 휴무일을 기존의 월1회에서 주1회로 늘려 월4회 정기휴일로 정하는 것이다.

월 4회 휴무로 포천시청 주변의 일반식당과 공직자들의 편의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도 충분히 고려해볼만하다. 

포천시 고위공직자들이 음식업계 종사자들의 고통에 절절히 공감하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그 방법이 지나치게 탁상공론적이었으며 서두른 감이 없지 않다. 음식업 지부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그와 동시에 포천시를 위해 오늘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900여 공직자들의 사기도 생각했어야 했다. 

포천시민은 따로 있지 않다. 일반 식당가를 운영하는 시민도 포천시민이요, 포천시를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공직자들 또한 포천시민이다. 섣부른 판단으로 당장 곁에 있는 포천시 공직자들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고위공직자들은 결정을 내릴 때 조금 더 신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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