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청정자연을 품은 콩… 파주를 널리 알리다

파주 장단콩 축제가 지난달 24일부터 26일간 파주 임진각 관광지 일대에서 열려 큰 인기를 모았다. 장단콩 축제는 메주만들기와 오색 가래떡 나누기, 요리 경연 등 각종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파주 농특산물과 장단콩 판매장도 운영됐다. 장단콩은 전국에서도 유명한 건강 웰빙 식품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예로부터 파주시 장단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은 그 품질로 인해 명성이 높았다. 1913년 콩 장려품종으로 결정된 품종인 ‘장단백목’은 장단 지역의 토종콩이며,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작물시험장에서 인공교배를 통해 육성보급된 품종인 광교(光敎)는 장단백목과 일본에서 도입한 육우3호 품종을 교배한 것이다. 장단군은 본래 고구려의 장천현으로 통일신라 때 장단으로 고쳐 불렀으며 1972년 12월 군내면, 장단면, 진동면, 전서면 등이 파주시에 속하게 되었다.

1970년대 초부터 민통선 북방지역 개발로 통일촌마을이 조성되었다. 이 지역에 100만m²의 재배면적을 확보하여 콩농사를 짓고, 전통장류 가공시설을 운영하면서 장단콩을 지역 특산물로 육성하고 있다.

장단콩은 품종이 아니라 장단 지역의 콩이란 뜻이다. 지금은 파주시 장단면이란 지명으로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전쟁 전에는 경기도 장단군이었다. 1940년대 6만명 정도의 인구가 살았던 제법 큰 군이었다. 예전 장단군의 상당 부분은 민통선 안에 있다. 콩은 우리나라 음식에서 쌀만큼 중요한 농산물이다. 장을 담그고 기름을 짜는 데 쓴다. 콩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생산된다. 원산지가 만주와 한반도이다. 그만큼 우리 땅에서 잘 자란다. 이 콩 중에 파주 장단콩이 가장 유명하다.

장단콩은 한국전쟁 후 사라졌었다. 장단 지역 대부분이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는 민간인통제구역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1973년 박정희 정부는 이 장단 일대 민통선 지역에 마을을 조성하고 민간인이 들어가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였다. 이른바 통일촌 사업이다. 그때 민통선 내 100헥타르의 농지에 콩을 재배하게 하였다. 그러나 인삼 등 다른 작물에 밀려 콩 재배면적은 해마다 줄어들었다. 1990년대 들어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파주시에서 장단콩 브랜드 육성사업에 나섰다. 1997년부터는 임진각 광장에서 장단콩 축제를 열었다. '신토불이 바람'과 함께 이 축제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콩 재배면적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파주 전체 콩 재배 농가는 550호, 연간 생산량은 70킬로그램들이 1만 6000가마 정도이다. 이 중 민통선 내에서 생산되는 양은 40% 정도에 이른다.

민통선 내 경작지는 임진강이 만들어놓은 충적평야와 그 중간중간에 자그마한 구릉들이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다. 가을걷이를 한 농토는 황토색을 띄고 있었는데, 대부분 모래가 조금 섞인 참흙이었다. 이런 땅은 물 빠짐이 좋아 콩 농사에 유리할 수 있다. 여기에 심한 일교차가 장단콩 맛을 더 있게 한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깨끗한 자연이다. 밭마다 그물로 높이 3미터는 되어 보이는 울타리가 쳐져 있었는데, 노루며 멧돼지 등 산짐승들이 밭을 자주 습격하여 이를 막기 위해 두른 것이었다. 공장도 없고 사람도 적으니 자연이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콩에는 단백질 40%, 식물성 지방 20%, 탄수화물 35%가 들어있고, 특히 쌀보다 칼슘 122배, 인 26배, 철 16배 정도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노화, 비만, 혈압조절, 당뇨, 항암, 골다공증, 두뇌발달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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