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 있는 50대 심장이식 수술 성공

심장근육이 계속해서 커져 심장마비가 올 위험이 큰 '비후성 심근증'을 앓던 50대 가장이 장기이식 수술로 새 삶을 찾았다.

23일 가천대길병원에 따르면 고등학생 시절부터 심장 질환을 앓던 박기원(55)씨는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심장 자동제세동기를 몸에 이식받았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계속해서 심장 상태가 좋지 않아 혼수상태에 빠지는 일이 잦았다.

그는 올해 6월에도 두 차례 혼수상태로 가천대길병원에 입원했고 정밀검사 결과 심장이식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정도로 악화한 상태였다.

박씨는 10여 년 전 부친, 남동생, 둘째 아들을 차례로 심장마비와 비후성 심근증으로 잃은 가족력도 갖고 있었다.

상태가 위급하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장기이식센터에 긴급 심장이식을 요청했다.

하염없이 장기 기증자를 기다리던 박씨에게 이달 14일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기증자가 나타났다. 심장이식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 한 달 만이었다.

곧바로 당일 성공적인 이식 수술을 받은 박씨는 현재 장기이식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사용한 면역억제제 탓에 낮아진 면역력을 회복하고 있다.

박씨는 "아버지, 아들, 동생을 심장마비로 잃고 나서 비슷한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늘 두려웠다"며 "이제 새로운 심장으로 건강을 되찾은 만큼 노모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심장을 기증해준 기증자, 그 가족, 의료진 덕분에 새 삶이라는 선물을 받게 돼 매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술을 주도한 박철현 가천대길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심장이식은 다른 장기 이식보다 장기 적출부터 이식까지 이른 시간에 해야 한다"며 "적출팀과 이식팀의 원활한 팀워크를 통해 성공적인 수술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