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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에 의거하여 바르게 기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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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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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신문사 대표 김태균

세종대왕!

한글을 만들고, 측우기를 비롯해 다방면의 과학기술을 발달시킨 분, 농업생산력을 향상시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 분, 사군육진을 개척해서 소란스런 국경을 정리한 군주 정도의 상식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실록을 통해 배우게 된 세종은 흥미진진했다. 세상에 이런분이 있었구나 하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그는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통해 수많은 도전앞에 의연했고 문제들을 해결해 낸 리더였다. 그리고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박제화된 영웅에서 인간적인 만남으로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흐릿한 기억에서 눈앞의 실물로 다가선 느낌이랄까!

존경의 마음이 뛰어난 영웅에게만 드는것은 아니다. 부모님을 존경하는 것은 사랑과 헌신의 인간적 가치를 삶으로 보여주시기 때문이다. 세종에게서 그런 가치를 읽었다. 효심이 극진한 아들, 남편으로서의 고뇌, 질병으로 죽어가는 자녀들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슬픔, 아들을 이혼시켜야 하는 시아버지의 눈물어린 결정, 임금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과 신하들과의 의견차이, 줄곧 놓치지 않은 백성을 향한 지극한 애정과 고심어린 결단의 순간들이 있었다. 완벽한 인간이 아닌 우리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삶과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그를 우리의 삶에 불러오고 싶다. 우리 곁에서서 위로하고 야단치며 방향을 알려주는 아버지이자 스승이며 리더로 모셔오고 싶다.

사회 각 분야마다 리더십의 부재를 고민한다. 정치는 정치대로, 사회와 문화는 그 나름대로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지를 고민하고 미래를 걱정한다. 이제 세종대왕은 학자들의 서가와 몇몇 강좌에서 소개되는 정도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좀더 넓고 다양하게 우리의 시선으로 조명하고 읽어내는 세종을 만나고자 한다. 이제 그럴때가 되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실록속의 세종대왕을 만나 이야기를 전할 것이다. ‘너무 유명해서 너무 모르는 분’이란 역설을 넘어선다면 ‘너무 인간적이어서 너무 닮고 싶은 분’으로 세종을 가슴에 새길수 있음을 믿는다.

세종실록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조선왕조실록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승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역사적 사실을 망라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그 유례가 없는 귀중한 역사 기록물이다. 유네스코 세계 기록문화유산에 훈민정음과 함께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 임금과 국가경영의 기록을 장장 472년간에 걸쳐 빠짐없이 기록한 놀라운 기록정신의 결정체다. 472년 25대의 기록인 이유는 조선왕조 마지막 두 임금이었던 고종과 순종실록은 조선왕조실록에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두 실록은 일제시대인 1927년부터 1932년까지 조선총독부의 주도로 조선사편수회가 편찬했다. 때문에 일본의 대한제국 국권 침탈과 황제와 황실의 동정에 관한 기록들에서 왜곡이 많다.

실록의 제작방식에 있어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초자료 작성부터 실제 편집과 저술까지의 간행작업도 특별하다. 기록을 담당하던 사관은 관직으로서의 독립성과 기록내용에 대한 비밀보장을 제도적으로 인정받았다. 실록의 편찬은 다음 국왕이 즉위한 후 실록청을 개설하고 관리들을 배치하여 편찬하였으며 최초의 기록물인 사초는 임금이라해도 함부로 열람할 수 없도록 비밀을 보장함으로써 실록의 진실성과 객관성을 유지하였다.
세종실록은 실록의 기록정신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다. 기록의 엄정함을 유지하기 위해 사초의 열람권이 임금에겐 없었기 때문에 세종 스스로도 사관들의 기록을 보고싶어 했지만 한번도 보지 못했다. 결국 그의 사후에 실록이 편찬되었고 그 전통이 이후의 조선왕조 내내 이어져 내려왔다. 세종대왕의 말씀을 통해 그의 기록정신과 이후로 이어진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정신을 살펴볼수 있다. 신하들과 함께 고려사 편찬에 관한 논의중에 다음과 같이 말한 대목은 그 기록정신을 잘 드러낸다.

오늘 사필(史筆)을 잡는 자가 ... 마땅히 사실에 의거하여 바르게 기록하면, 찬미하고 비난할 것이 스스로 나타나서 족히 후세에 전하고 신빙할 수 있을 것이니, 반드시 전대(前代)의 임금을 위하여 그 과실을 엄폐하려고 경솔히 후일에 와서 고쳐서 그 사실을 인멸케 할 것은 없는 것이다...그대로 쓰지 않는다면 후세에 무엇으로 연유하여 그 사실을 보고 알겠는가...옛사람이 이르기를, ‘앞사람의 과실을 뒷사람이 쉽게 안다. ’고 하였거니와, 경이 말한 것같이 지금의 사관이 그것을 보고서 쓸 것이라는 것은, 즉 사실 그대로 쓴다는 말이니, 사실을 사관이 그대로 쓴다 해서 무엇이 해롭겠는가.(세종실록 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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