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박물관협회 준비하는 조성호씨

“국립 철도박물관은 반드시 인천에 있어야 합니다. 인천은 우리나라 철도의 시발점으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매우 큰 곳입니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인천 가치재창조에도 딱 맞아 떨어집니다.”

인천의 40대 시민이 인천에 철도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나섰다. 주인공은 인천시 동구 송림동에서 ‘트레인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조성호(45)대표다. ‘트레일스쿨’은 기차 여행과 교육을 통해 지역과 역사를 알려주는 단체다.

그는 얼마전 송림초등학교 인근에서 부친이 운영하는 조민형한방의원이 있는 건물 2층 사무실에 인천철도박물관협회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작업 중이다. 철도박물관협회 준비위원으로 조대표를 비롯해 교수와 철도전문가, 공무원 출신 등 6명이 활동하고 있다.

“박물관협회를 츨범시켜 철도박물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9월 18일 철도의 날에 맞춰 국토부 철도국에 사단법인 철도박물관협회 설립 서류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정부의 승인이 나는대로 협회는 자료 수집 및 관공서 접촉, 현장 방문 활동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인천시와도 접촉해 협조를 구할 계획입니다. 이미 유정복 인천시장께 철도박물관 건립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인천 토박이인 그가 인천에 국립철도박물관을 세우겠다고 마음 먹은 건 오래됐다.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 건 3년전부터다.

“어려서부터 제가 태어난 인천 송림동 지역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낙후된 동구를 살리기 위해 동인천역과 수도국산박물관을 잇는 철도도 생각해 봤습니다. 외할아버지께서 광복 직후에 지금은 사라진 금곡역, 초성리 역장을 하셨어요. 할아버지 앨범과 자료를 뒤지다 보니 철도와 관련한 중요 자료가 많이 나왔어요. ”

그는 인천시가 국립철도박물관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몇년전 정부에서 국립철도박물관 유치전을 펼쳤습니다. 인천은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았습니다. 현재 의왕에 코레일이 운영중인 철도박물관과 서울 삼청동에 미니 철도박물관이 있을 뿐 국립은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지자체를 모집했는 데 의왕과 대전, 충북 오송 등이 유치하겠다고 나섰고 인천은 아예 외면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도시들은 모두 인천에 비하면 연관성과 상징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지금이라도 인천시가 국립철도박물관 건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철도박물관 장소로는 2021년 KTX가 출발하는 인천 송도역이 가장 적합하고 철도의 시발점인 인천역, 동구도 괜찮다고 했다.

조씨는 지난 2015년부터 철도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트레인스쿨’을 만들어 철도 여행과 교육,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인천시 동구와 함께 인천과 전남 보성을 오고가는 특별열차를 운행하기도 했다. 보성은 인천시 동구의 자매도시다. 지역주민과 일반 참가자 240명이 기차를 타고 철도여행을 즐겼다. ‘이순신 장군 발자취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보성군 열선루는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라고 이순신 장군이 장계를 올린 곳이다. 조대표는 이에 앞서 3월에 전남 보성초등학교에서 KTX고속열차 모형만들기 교실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철도박물관은 기존의 전시나 진열 위주에서 탈피한 놀이터 개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박물관 70~80%가 운영에 허덕입니다. 재미없거나 즐길 거리가 없어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객들이 놀 수 있도록 박물관을 만들 계획입니다. 기관사가 되어 열차를 운전하는 것은 물론 정비사가 되어 열차도 고쳐봅니다. 스스로 여행 일정표를 짜 열차로 여행코스를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자주 찾아올 것입니다.”

철도 선진국인 일본 고베와 요코하마 철도박물관도 견학했다. 열차박물관을 만들려면 인천시의 도움이 필요해 직접 유정복 시장도 만났다고 했다

“인천이 지금 가치재창조를 부르짖고 있지 않습니까. 철도 역사야 말로 인천의 가치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인천 사람이면 우리나라 철도 역사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인천 사랑과 맥이 통한다고 할까요. 처음 개통 당시 있었던 우각역이 어딘지 아마 대부분은 모를 겁니다.”

그는 1972년 인천시 동구 송림동에서 태어났다. 송림초등학교와 대건중, 선인고를 졸업했다.인천하면 바다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는 그는 인천 사람들이 애향심이 적어 안타깝다고 했다. 외지 사람들은 인천하면 대부분 어두운 이미지를 떠올리는 데 인천은 세계로 비상하는 곳이라며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