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자'들의 나눔과 기부 문화 수준이 이처럼 각박할 수가 없다. 지역 골프대회가 이벤트로 내건 '불우이돕기' 행사는 자취를 감춘 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 구민의 체력향상과 화합의 장이란 대회 명분을 무색케 했다. 

지난 11일 영종 스카이 하늘코스에서 치러진 인천중구청장배 제1회 골프대회는 선수만 150여 명,기관단체장 포함 200여 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대회를 주최한 중구체육회와 행사를 주관한 중구골프협회가 내건 '불우이웃돕기'란 거창한 이벤트 행사는 '없던 일'이나 다름없었다.

대회가 끝난 후 150석 만찬자리를 메운 가운데 무명 연예인의 사회로 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 인사말에 이어 우승자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다. 불우이웃 돕기 이벤트는 '버디'를 한 선수들의 기부(1만원)였다. 우승자들을 호명할 때마다 사회자의 재치있는 유머와 반주가 터지면서 흥을 한껏 고조시켰으나 정작 불우이웃 돕기 기부를 위한 안내와 기부함 설치는 관심 밖이었다.  이날 모인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25만원이 전부다. 버디 기록자는 50여 명이 넘는다. 절반이 넘는 이들이 아예 기부 성금을 외면하는 인색함을 보였다.

대회에서 메달리스트 1명, 우승 2명(남 여), 준우승 2명(남 여) 등 19명의 수상자들이 600여만원 상당의 시상품을 받았지만 자신들의 수상 기쁨만 누렸지 나눔의 손길엔 인색함을 보였다. 사회자도 그렇고 주최, 주관한 구 협회 측의 기부 조성을 위한 유도 분위기 조차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제1회로 처음 치러진 대회라곤 하지만 시행착오가 너무 컸다고 입을 모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시민 A(56)씨는 “나눔 의사가 있다면 '버디 기록자 외에도 참석자 1인이 1만원을 기부했어도 150만원 이상이 모금되었을 것" 며 "연말연시 관례적 행사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특별한 대회나 행사 때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