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DC(구리월드디자인시티) 10년의 모든 것

지난 2007년 당시 박영순 구리시장은 ‘구리월드디자인시티조성사업’(이하GWDC)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2020년 완공되면 연간7조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되는 등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거창한 계획을 발표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 피같은 세금 100억원만 사업추진비로 쓰였다. 구리시 성장의 시계는 그대로 멈춰섰다. 

◆추진 10년에 세금 100억만 날려

올해로 10년을 맞은 GWDC조성사업.  구리시는 이 사업에 10년 동안 100억원의 천문학적 혈세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성과는 ‘제로’다. 한때 외자를 50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언론에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나타난 것은 미국 출장 30여회, 유수호텔에서의 컨퍼런스 포럼 등 박 전 시장의 궤적뿐이다. 그리고 산더미만큼 생산된 이상야릇한 소문들이다. 박 전시장이 한 개인의 꼬임에 넘어가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말까지 나온다. 설왕설래했던 소문들이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후반기부터. 이 시기에 기록된 시의회 회의록이 사실이라면 GWDC사업은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2009년 12월 18일 열린 시의회 제195회 본회의 제8차 회의록에는 박 전 시장을 겁박하는 듯한 개발제안자의 대화 내용이 적시돼 있다. 한 의원은 자신과 개발제안업자와의 통화내용을 폭로했다. 업자는 이 의원에게 “박 전 시장과의 관계를 폭로해야 하는데 시간을 내 달라” “이제 터뜨릴 시기가 왔다, 박 전 시장에게 50억을 요청하겠다” 등등의 발언을 서슴치 않아 이 사업이 초기단계부터 무언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개발제안업자의 이상한 행각도 드러난다. 시는 개발제안업체인 K사와 B사와 2008년 5월 토평지구 도시개발 관한 약정서(125만 달러)를 체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B사는 2008년 3월 급작하게 변경등기, 서울 등지를 떠돌아다닌 위성회사로 그 당시 5000만 원 자본금에 실적도 전무할 뿐 아니라 개발제안업체인 K사와 같은 빌딩의 호수도 일치하는 등 의혹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외국인, 회사 등과 수많은 협약(MOU)을 체결하는데 눈 여겨 볼 것은 2009년 6월, 개발제안업자와의 양해각서로 내용은 시가 51% 개발제안업자가 49%의 지분을 갖는 것으로 작성돼 있다. 그 후 개발제안업자는 시장실에서 자신의 지분인 49%를 송 모씨에게 양도, 그 중 4%를 자신에게 할애하고 1% 당 10억 원씩 지출한다는 내용의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그 자리에서 2억원을 수수한 의혹도 회의록에 기록돼 있다. 이외에도 2011년 11월 한 미국회사와 20억불 유치한다는 MOU를 체결하는데 3개월 후인 2012년 1월 31일까지 GB가 해제되는 조건이라는 점이다. 3개월 안에 그린벨트가 풀린다는 황망한 협약이 아무렇게나 작성되어 나돌아 다녔다.
박 전 시장은 지난 2015년 10월 베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와 트레저 베이 그룹과 각 각 15억달러씩 30억달러(3조4000억 원)의 투자협정를 체결하면서 법적구속력이 있는 문서이면서도 의회의 의결을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강행했다. 그러나 정작 투자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회사와 실제 협정서에 서명한 회사가 다른 업체로 판명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더욱이 이 협정서엔 개발협약서 내용과는 달리 마스터플랜 등 23억 원의 비용을 시가 부담토록 하는 내용을 삽입, ‘선 유치 후 개발’ 원칙에도 위배될 뿐 아니라 한 푼의 예산을 아껴야할 시장이 오히려 업자 편을 두둔해 낭비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박 전 시장은 2009년 6월 23일 시의회의 의결을 받지 않고 한 업체와 MOA를 체결했으며 파기된 합의각서를 유효하도록 조작해 업자에게 제공했다  미국에서 12차례 국제자문회의를 개최하는 등 행사만 요란했다. 

온갖 의혹이 불거지는 데 시민단체와 언론들은 조용하다. 사법기관조차 뒷짐만 지고 있어 눈치를 보고 있다.

◇ 박전시장이 구상한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구리시 토평동 일원 약 100만평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건설하려 했던 초첨단 단지다. 계획에 따르면 건축디자인 인테리어 분야 등 2000여개 해외 기업 유치, 대규모 디자인 무역센터, 특급호텔과 쇼핑센터, 4000여 세대 외국인 주거단지가 조성된다. 약 10조원의 사업비는 외국투자로 확보하고 2020년 완공 후 11만명 고용 창출 효과는 물론 연간 7조원 이상 수익 예상된다. 연간 50회 이상 디자인, 건축 관련 국제엑스포와 트레이드 쇼로 관련 분야 기업인 등 연간 300만명 이상 방문객을 유치해 구리시가 ‘아시아의 디자인 허브’로 거듭 나게된다.‘ 

◇ 박영순 전시장·백경현 현시장 날선 공방   

최근 박영순 전 시장은 GWDC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A4용지 13쪽 분량의 성명서를 발표하자 백경현 현 시장은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 책임공방을 벌였다. 본지는 두 시장의 상반된 내용을 발췌해 싣는다.

△박영순: GWDC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무산 또는 종료된 것인데 이는 구리시의 의무사항이 마스터플랜 등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경현: 2015년 11월 24일 박 전 시장이 마스터플랜 등 용역 입찰공고문을 직접 지휘했으며 선거법 위반혐의로 2015년 12월 10일 시장직을 박탈 당하자 2015년 12월 22일 구리도시공사 고문으로 위촉해 마스터플랜 용역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박영순:국제자문위원회로부터 2016년 11월 8일 최종적으로 ‘사업철회’ 공식 통보를 받고도 구리시는 7개월이 넘도록 시민에게 알리지 않고 대외비에 부쳤다. 

△백경현: 2016년 11월 8일 NIAB,org에서 보낸 공문은 12월 7일 접수하고 2017년 1월5일 구리시의회에 제출했다. 2017년 3월 30일 제2회 GWDC추진대책위원회에 공개하는 등 대외비로 관리한 사실이 없다. 

△박영순: 개발협약서(DA)를 변경하지 않고는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며 책임을 떠 넘겼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백경현: 갑인 구리시와 구리도시공사는 을을 통하지 않고는 투자자 또는 입주기업과 직간접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소통할 수 없다는 등의 독소조항이 있어 이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변경이 불가피했다. 

△박영순: 마스터플랜 등 용역비 23억 원을 확보해 놨는데도 고의적으로 용역 업무를 방기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백경현: 2016년 1월 25일 간삼건축과 경호와 컨소시엄으로 용역에 착수하고 국제자문위원회가 선정한 업체와 협상을 벌였지만 용역면적과 금액 차이가 커 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박영순: 외국인 투자자측이 관련 용역만 수행해 준다면 구리시가 요구하는 외국인투자법인 설립은 물론 약 240억 원 보증금 납입까지 적극 검토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는데도 구리시가 행자부 투자심사를 강행하면서 ‘비협조적’이라고 이 사실을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 

△백경현: 박 전 시장이 주장하는 공문은 구리도시공사 사장에게 보낸 메일이며 이는 이 사업의 개발협약 계약 당사자가 아니며 이 사업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다. 

두 시장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마스터플랜 등을 수행하지 않아 이 사업이 무산됐다는 박 전시장의 주장과 개발협약서 상 '을' 측이 책무를 이행치 않아 사업 추진의 난항을 겪고 있다는 백경현 현 시장의 주장이 엇갈린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10년 동안 이 사업이 진행됐지만 무엇 하나 이뤄놓은 것이 없다. 투자를 하겠다던 회사들의 투자협정서도 휴지조각이 됐을 뿐 아니라 74억불을 유치했다고 홍보를 했지만 실제 시에 들어온 돈은 한 푼도 없다. 지난 2014년 5월9일 체결한 GWDC사업의 개발협약서(DA)의 협약기간은 2019년 5월 8일까지. 계약기간 만료 30일전에 해지 통보가 없으면 1년 자동 연장 가능해 이 사업이 중단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1년에 4000억원 예산이 전부인 조그만 지자체가, 자본금 5000만원이 전부인 개발제안업체. 회사의 재무재표도 불확실한 업체가 과연 10조원이 드는 이 사업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든다. 구리시는 10년 동안 GWDC라는 장밋빛 꿈에 도취돼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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