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보름 만에 호수 전체가 진녹색으로 변했어요. 여름이면 으레 녹조가 시작되지만, 올해처럼 순식간에 퍼지기는 처음입니다"지난 9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서 조류 제거선을 운항하던 박찬훈(63)씨는 흡사 녹색 잔디밭처럼 보이는 호수를 근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면서 이같이 말했다.그가 손을 내밀어 가리킨 호수 가장자리에는 암갈색 녹조 찌꺼기까지 둥둥 떠다니며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그의 양해를 구한 뒤 조류 제거선에 올라 확인한 물 상태는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세탁세제 분말을 뿌려놓은 것처럼 녹색 알갱이로 가득찬 물속은 한 뼘 깊이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탁했다.박씨는 미세한 알갱이들이 바로 녹조를 일으키는 유해 남조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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