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외대 글로벌대학 경영학부 경영학 박사(외래교수) 한형일

가을처럼 맑은 날씨. 열어놓은 창 너머로 파아란 하늘이 방긋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잊고 있었던 양수리 장터가 문득 머릿속 언저리에서 기억을 내민다.

몽유병 환자처럼 차를 몰아 십오 분 거리 되는 장터에 닿았다.

온갖 과일들이 분열을 하듯 양 옆에 늘어서서 한 달만의 방문을 환한 얼굴로 반겨 준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았다.

순대 집에 의자를 빼서 앉으니 거의 자동으로 내장 섞은 거죠? 한다. 기댄 오후 시간에 가게에 들렀더니 역시 지평막걸리는 동이 나 있었다.

올갱이인가 다슬기인가 고디인가 하는 것이 맑은 시냇물에 들어 있던 모습으로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콘크리트 이부자리에 누운 옥수수수염은 속살은 어디론가 숨겨 두고 원피스처럼 긴 치맛자락을 날리고 있다. 쑥색으로 화장하다 부끄러운 듯 허리를 꼰 손부처도 오늘은 사랑스럽다. 말라빠진 여주의 겉옷은 어찌나 색감이 좋은지. 방울토마토, 능금,  자두, 체리, 솔방울, 아니 붉은 고추까지도 오늘은 참 곱게 화장을 한 것 같다. 귀가하여 시원한 팥빙수라도 한 사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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