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밝은빛한의원 박진오원장

● “감정변화의 기복의 클 때 병 찾아와…
● 분노의 원인을 내게서 찾아야 병 나아”
● 마음 다스리는 치료법으로 환자들 살펴
● “부평이 인천 중심인줄 알고 부평서 개원”

▲ 부평 밝은빛한의원 박진오원장

인천 부평역 앞에서 밝은빛한의원을 운영하는 박진오원장은 환자의 마음을 우선 다스린다. 그는 환자가 아프다고 증상을 이야기하면 먼저 그 원인을 묻는다. 그러면 환자들은 아픈 부위나 증상을 얘기하면서 “자식이 유산 빨리 안 넘겨준다고 폭력을 행사한다”“결혼하려는 데 상대 때문에 속이 상한다” “이혼해 너무 힘들다”고 속에 있던 말을 털어놓는다.

그는 거의 무조건 환자편을 들어준다. “어머 그러셨어요” “잘하셨네요” 맞장구를 치며 환자의 마음을 달래고 기를 북돋아준다. 그러면 환자 얼굴에 생기가 돌고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고 했다.

“외상이나 노화로 병이 발생하는 것 외에 속에 나타나는 병은 감정 변화의 기복이 심하거나 정서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찾아옵니다. 요즘은 특히 친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마음의 불편함에서 생기는 병이 적지않습니다. 병이 났다는 것은 감정의 변화의 폭이 컸다는 겁니다. 감정 변화는 필연적으로 오장육부에 영향을 미칩니다. ”

그는 화가 났을 때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아야 병이 낫고 화도 풀린다고 했다.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상대 때문에 화가 난다고 생각하면 분노와 병은 지속된다고 했다.

“감정 변동 폭이 크면 클수록 병은 빨리 찾아오고 병도 커집니다. 건강하고 병이 생기지 않으려면 감정의 기복을 최대한 절제해야 합니다.”

평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음과 음식을 꼽았다. 하루에 세끼를 규칙적으로 하고 가능한 간식은 하지 않는 게 몸에 좋다고 했다.

▲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박진오 원장. 환한 웃음이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사암침법(舍岩鍼法)으로 침을 놓는다고 했다.

“사암침법은 조선시대 사명대사의 제자로 알려진 사암이 만들어낸 우리 고유의 침술입니다. 아픈 부위에 침을 놓는 것이 아니라 손과 발에 침을 놓아 고통이나 아픔을 완화시켜 줍니다.”

그는 자식문제로 병을 얻은 할머니 환자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아들에게 수시로 맞아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해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환자가 오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들어준다고 했다.

연예인이 자기를 좋아하는 데 주위에서 시기와 질투가 넘쳐 힘들다는 환자도 있었다고 했다. 이는 자존감 저하로 누구로부터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환자의 두 번째 주인공이 되어 그와 맞장구를 치며 환자를 치유한다고 했다.

환자의 마음을 달래주는 치료법 덕분에 동인천과 송도는 물론 서울과 지방에서도 환자가 찾아온다고 했다.

박원장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2년제 대학 졸업 후 다시 4년제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는데 아무래도 한의학을 해야 할 것같아 한의학을 전공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습니다. 스물두 살 때 폐병을 앓아 군대 면제를 받았습니다. 몸이 튼튼하지 않다보니 자연 건강이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의학에 관심이 커졌고 결국 한의사를 하게 됐네요”

인천과의 인연은 2013년 맺었다. 연애할 당시 아내가 인천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다. 그 해 결혼해 인천에서 살고 있다. 용현동에 살다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사했다. 송도국제도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돈보다도 인천의 모든 사람을 치료하고 싶습니다.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인천의 모든 시민들에게 행복과 건강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는 아직 인천의 지리나 역사를 잘 모른다고 했다. 부평이 인천의 번화가인줄 알고 부평에서 개원했다고 했다. 동인천 일대와 인천시청이 있는 구월동, 연수구 일대도 인천의 번화가라고 하자 인천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여러 지역을 자주 찾아가 보겠다고 했다.

“인천 사람은 겉보이기에는 매우 억세보입니다. 그러나 겪어보니 실제로는 순박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깍쟁이 같은 서울 사람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그는 한의원 상호처럼 자신이 인천에서 밝은 빛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두 기자

 

◇ 개원 전부터 봉사활동 … “주변인에 도움주는 게 행복”

▲ 충북 진천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는 또 하나의 그의 인생 목표다. 그는 한의원 개원전부터 봉사에 나섰다. 부평을 다니면서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음성꽃동네 인천분원을 알게돼 일정기간 후원했다. 부평역 앞에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사랑의 빨간 밥차’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3년째 매달 100만원씩을 후원한다. 매년 기부하는 단체를 한 곳씩 늘리자고 다짐했다. 첫해는 어린이재단, 다음해에는 미혼모를 도와주는 곳인 스텔라의집, 그리고 올해는 세계적인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있다.

불교 신자이기에 평소에는 절을 중심으로 의료봉사를 펼친다고 했다. 청라에 있는 황룡사(천태종 인천지부)와 부천 선화사를 매달 찾아가 아픈 사람들을 위해 의료 등 각종 봉사 활동을 한다. 인천한의사협회 봉사단체인 ‘건강과나눔’산하 해외이주민 의료센터인 ‘희망세상’을 찾아 의료봉사 활동을 펼친다. 외국인노동자와 노숙자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주고 침도 놓아준다. 서울 신촌에 있는 성룡사도 매달 찾는다. 용산에 노숙자들이 몰리는 교회에서도 수시로 찾아간다. 지난 7월 2일에는 충북 진천군 덕산면에 농활 및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봉사 시간을 늘릴 때마다 한의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시간이 줄어 부원장을 늘렸다. 지금은 부원장이 3명이다.

“기부란 단순히 물질적인 도움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입니다. 제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기에 저 역시 주변인에게 도움을 줘야 하며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봉사에 담긴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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