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맞춰 유치 경쟁 불붙어

어수선한 정국 분위기에 한동안 잠잠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의 대형 국책사업 유치 경쟁이 대선 이후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특히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치 경쟁과 국립철도박물관 건립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우선 수도권에서는 전문예술인을 양성하는 국립대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인천시는 지난 2월 각계 전문가로 한예종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 유치전에 가세했다. 서울 노원구, 송파구, 중랑구와 경기도 과천시, 고양시에 이어 여섯 번째다.

인천시는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남측광장 일대를 학교에 무상임대하겠다는 통 큰 제안을 내놨다.

또한 의왕시는 철도박물관 유치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대전·울산·세종·강원(원주)·충북(청주)·전북(군산)·전남(나주)·경북(포항)·경남(창원) 등이 유치를 희망했다. 이중 포항만 의사를 접었을 뿐 나머지 지자체는 여전히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는 경쟁 과열을 이유로 입지 선정에서 공모 방식을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합리적 방안을 연내에 마련한 뒤 최종 입지를 선정하기로 했지만 뚜렷한 후속 조처가 없는 상황에서 유치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철도박물관이 1천억원대 대규모 프로젝트여서 건립 공사만으로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데다 체험·관광 자원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 철도박물관이 있는 의왕시는 지역 국회의원 등을 통해 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이는 한편 기존 박물관을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대형 국책사업마다 희망 지자체가 몰려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대립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근본 원인은  '재정의 지방자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재훈 연구위원은 "무책임하고 지나친 유치 경쟁을 줄이려면 사업비의 지자체 분담비율을 높이고 상세한 재원 조달 계획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며 "지자체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지방재정에 대한 책임성도 강화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