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고현자
구도하는 수도승 같은
늘 바닥에 엎드려 낮은 자세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풍파를 겪어 내는 고행
창 닳은 한 발 코 터진 한 짝
주름살 숫자만큼 꿰매고 덧꿰매도
축축하고 음산한 그곳
언제나 묵언 수행
말라가는 핏줄 굽이 굽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운명
지친 몸 안고 품으며
바닥으로 살아온 희생
?
네 피와 살이 나의 뼈가 된
어미와 새끼처럼
인연과 정으로
나란히 함께 가는 사랑
고현자 기자
gohj@1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