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김광현 이후 두려움 주는 투수가 없다"

▲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 훈련에서 김인식 감독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인식(70)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의 안일한 정신력에 대한 세간의 질타에 대해 나올 수 있는 지적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7 WBC 1라운드 A조 대만과 최종전(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갈수록 치솟는 몸값에 비해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의 태도가 안일해 보인다'는 지적에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는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제4회 WBC에서 이스라엘, 네덜란드에 연패해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거듭된 졸전에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과 정신 자세에 의문을 제기하는 팬들이 많다.

투수들은 볼넷을 남발했고 타자들은 무기력했다. 타선에서는 2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기록한 타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졌다.

이를 두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KBO리그의 몸값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큰 폭의 연봉 인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별다른 혜택이 없는 WBC보다는 리그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선수 개인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김 감독은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대표팀을 구성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며 "그렇다고 무턱대고 선수들에게 태극마크를 강요할 수도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 감독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라를 위해 뛴다는 명예도 중요한 가치지만 사실 프로 선수들은 자기 몸이 재산이라 다치면 누가 책임져주지도 않는다"며 "양쪽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조합이 맞아야 하는데, 갈수록 서로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은 이와 함께 투수층이 얇다는 점에 대해서도 거듭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류현진, 김광현 이후 10년 동안 상대가 두려워할 만한 투수가 안 나왔다"며 "야구는 투수가 강해야 뭐든지 할 수 있다. 지난해(프리미어 12)에도 우완 선발이 없어서 고생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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