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북부취재본부장 조영욱

사상 최초로 'O'형과 ‘A형’ 구제역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전국축산농가는 구제역공포에 몸을 떨었다. 특히 2010년 이후 처음으로 ‘A형’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백신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한 벤처기업이 이르면 내년부터 국산 구제역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 하나, 이나마도 상당히 늦었다.

지난 6일 충북 보은의 한 농장에서 일부 젖소가 ‘O형’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지난 8일에는 연천 소재 젖소 사육농장이 ‘A형’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유형의 구제역이 동시에 발생한 사례인 것으로 구제역 발생 지역이 광범위한 데다 A형과 O형이 동시에 발생하는 방역 비상상황이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O형 구제역 위주로 대비해와 A형 구제역 백신은 미리 충분한 물량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전국의 소 283만 마리에 일제접종을 하고자 A형과 O형 모두 쓸 수 있는 'A+O‘형 백신은 2월 말이나 3월 초에 수입해올 수 있다는 것이다.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의 경우에는 현장의 요구 등을 감안해 돼지와 사슴, 염소 등 12만 2000마리를 대상으로 19일까지 ’O+A형 백신‘ 접종을 마쳤다. 백신의 물량이 부족한 이상 다른 방법은 없다. 아무튼 응급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이제 구제역 의심신고가 발생하지 않은지 일주일이 지났다. 벌써부터 축산농가는 구제역 조기 종식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하는 것도 보인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추가로 'O+A형 백신‘을 하루라도 빨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전국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구제역 항체 모니터링을 꼼꼼히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를 꼽자면 백신 국산화 프로젝트를 추진해야만 한다. 특히 백신생산 원천기술을 확보해서 내년에는 항원을 생산·농축·비축했다가 유사시 긴급백신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구제역은 바이러스 변종도 많아 적합성 분석이 필요한 만큼 실제 수입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다고 한다. 구제역 백신의 국산화는 이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2014년부터 매년 구제역은 발생했다. 올해는 비축 물량 부족으로 백신을 긴급 수입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정부의 구제역 대응은 안일했다. 이제 바뀌어야만 한다. 자식처럼 키운 소를 살처분해야 하는 축산 농가의 눈물을 이제 더 이상 지켜만 보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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