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탈은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된 귀중한 우리의 문화유산

하회탈은 우리나라의 많은 탈 가운데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된 귀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며 가면미술분야에서 세계적인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제작연대는 대략 고려 중엽쯤으로 추정되며, 모두 오리나무를 깍아 한지를 입히고 채색한 후 최종적으로 옻칠로 마감하였다.

 한 번 사용하고 태워버리는 다른 탈놀이의 탈과는 달리 오래도록 보관하며 별신굿을 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탈이다.

 처음에는 양반, 선비, 중, 초랭이, 각시, 할미, 부네, 이매, 백정, 총각, 별, 떡다리 주지한쌍 등 14개의 탈이 있었으나 언제부터인지 별채, 총각, 떡다리 탈은 유실되고 현재는 9개의 탈과 주지 한쌍이 전해져 오고 있다.

하회마을엔 고려중엽쯤 허씨들이 터를 잡고 살고 있었다 한다. 

당시 마을에 재앙이 많이 일어났으나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이때 이 마을에 살던 허도령의 꿈에 신이 나타나 허도령에게 "탈을 만들어서 그것을 쓰고 굿을 하게 되면 재앙이 물러갈것"이라고 계시를 하여 허도령은 가을이 깊어가는 무렵 하회마을의 수목이 울창한 깊고 한적한 곳에 외인의 출입을 막는 금색을 친 후 목욕재계하고 전심전력으로 12개의 가면제작에 몰두했었다. 

허도령은 “14개의 탈을 다 만들려면 3달을 걸려야 할 텐데 모든 정성을 다하여 훌륭한 탈을 만들어야겠다. 백정에게는 사나우면서도 솔

직한 모습을, 할미에게는 주름지고 고생에 찌든 늙은 탈을, 초랭이는 진짜 촐랑대는 얄밉고 익살스러운 탈을 섬세하고 교묘하게 만들어 

놀이를 한층 즐겁게 해 줘야지.” 허도령이 깊은 산속에서 탈 제작에 전념하고 있을 때 마을 처녀들 사이에는 종종 화제가 되었다.

 허도령의 탈 제작에 전념하는 모습이 신선 같다느니, 빼어난 귀공자 같다느니 하며 은근히 사모하는 처녀들이 많았다. 

신선 같다는 허도령의 모습을 소문을 듣고 몹시 사모하던 한 처녀는 그리움을 참지 못하여 한밤중에 홀로 일어나 뒤 곁 은행나무에 정화수를 떠놓고 막 기도를 올리려는데 이상하게도 정화수 속에 허도령의 모습과 그 만들어 놓은 탈들이 비치는 것이었다.

이제야 탈을 다 만들었나 보다고 생각하니 더욱 허도령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처녀는 참지 못하여 허도령의 처소를 찾아갔다.

 교교한 달빛은 처녀의 가슴을 더욱 애타게 만들었다. 늦은 밤인데도 불을 밝히고 허도령은 탈제작에 여념이 없었다. 마지막 탈 이매탈의 턱을 만들려는 중이었다.

그 모습은 과연 천상의 신선이 내려와 앉은 것 같았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문틈으로 훔쳐보던 처녀는 욕정을 이기지 못하여 입을 열었다. “허도령님 허도령님 작업을 잠시 멈추고 저와 이야기를 좀 나누어요 네!” 도령이 턱을 깎으려다가 여인의 소리에 깜짝 놀랐다. 

“아니! 이 밤중에 왠 계집이... 밖에 뉘시요?”, “허도령님 도령님이 그리워서 찾아 왔어요..저를 좀 만나주세요?” “에잇! 이 부정한 계집이 탈 만드는 광경을 훔쳐보다니.” 이때였다.

 갑자기 벼락이 치며 마른 번개가 번쩍이더니 허도령은 그 자리에 피를 토하고 죽어버렸다. 처녀는 기색혼절하며 도망쳤으나 역시 벼랑에

 굴러 죽고 말았다. 그리하여 마지막 열두 번째의 '이매'탈은 턱이 이루어지지 못한 미완성품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마을에서 도령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서낭당 근처에 단(檀)을 베풀고 해마다 제사를 지내게 되었는데, 상당 아래에 있었다는 바로 그 단이었을 것이라고 하며, 무진(戊辰)년마다 벌이는 별신굿은 허도령의 혼령을 위로함과 함께 마을의 평온을 비는 행사였다.

탈은 신성(神聖)을 지녔다하여 탈을 소중히 그리고 극진한 정성으로 조심히 간직해 왔다. 마을 사람들도 별신굿 행사 때에만 이 탈을 볼 수 있었다. 만일 탈을 공경하는 정성이 소홀하면 재앙을 받는다고 하여 탈을 간직한 궤에 손을 대는 것은 누구에게도 금기(禁忌)로 되어 있었다.

별신행사 때에도 광대들이 한 장소에서 다 합숙생활을 하는 것은 마음과 몸을 정성되고 정결하게 가지려는 뜻으로, 별신굿 기간 중에는 그 가족들의 면회조차 금기로 되어 있었고, 더욱 여자를 가까이 하면 당장에 변고가 일어난다고 했다. 우연의 일치일까는 모르나, 별신 행사 때 갑자기 말을 못 하거나 위급한 병에 걸려 온갖 치료로도 도무지 효험이 없다가 마침내 별신굿에서 빌고서야 씻은 듯이 회복되는 기적을 여러 번 보았다고도 전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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