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그네-미끄럼틀-철봉 순으로 머리 부상 위험 높아"

(연합뉴스 제공)

아직 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8세 미만 아동은 신체 조절능력과 판단력이 미숙해 놀이터에서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놀이터에 있는 다양한 기구 중 그네가 뇌출혈 및 머리뼈 골절과 같은 머리 손상 위험률이 가장 높고, 미끄럼틀·철봉·정글짐·시소 순으로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우찬 인제대 일산백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응급실 기반 손상 심층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놀이터에서 다쳐 전국 20개 병원 응급실을 찾은 8세 미만 아동 6천1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진은 사고 유형·부상 정도 등을 반영한 통계적인 보정을 통해 시소를 기준으로 머리 손상 위험률을 계산했다. 그 결과, 그네의 위험률이 시소의 4.7배로 가장 높았다.

또 미끄럼틀이 시소보다 4.1배 위험했고, 다음으로는 철봉 3.1배·정글짐 2.9배 순이었다.

위험률과 달리 사고가 발생한 횟수는 미끄럼틀이 2천475건(40.5%)으로 가장 많았고, 철봉 1천210건(19.8%)·그네 1천102건(18%)·정글짐 953건(15.6%)·시소 370건(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우찬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놀이터 기구는 이용 연령 제한 기준이 없는 상태라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최근 놀이터에 폴리우레탄과 같은 충격 흡수재가 많이 설치되면서 부모가 안심하는 경우가 있는데 낙상 사고로 인한 큰 부상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머리 손상 말고도 놀이기구를 이용하다 보면 손목·무릎·어깨 등에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며 "미취학 아동이 놀이터에서 놀 때 항상 지켜보고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지도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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