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주민 12명 특이사항 없어

▲ 2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고양이 AI 발병 가정집 앞에 관계 당국이 검역 초소를 설치했다. (연합뉴스 제공)

"혼자 살면서 밥은 잘 챙겨 먹는지 걱정되는데 들어가 보지를 못하네…"

폐사한 고양이에서 고병원성 H5N6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기도 포천시의 한 마을. 처음 신고가 접수된 가정집 주변에 AI 확진 판정이후 출입금지선과 검역초소가 설치됐다.

신고자 A(58ㆍ여)씨와 친하게 지내던 마을주민 B(57ㆍ여)씨는 2일 A씨를 만나려 집 앞까지 왔다가 출입금지선을 보고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B씨는 "A씨를 비롯해 인근 주민들이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집안에 격리돼 답답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전화 통화상 목소리가 건강했지만, 힘들어하고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검역초소는 외부인이 A씨의 집을 드나들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또, 보건소에서는 정기적으로 A씨를 방문해 진단하고, 타미플루 등 약을 처방하고 있다.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나온 후 마을주민들은 비록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AI가 고양이에서 인체로 전염된 경우는 없다고 하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에 우려를 표하며 다소 동요하고 있다.

B씨는 "비닐하우스와 창고에 고양이 분변이 많이 쌓였는데 남편이 만류해서 치우지도 못하고 있다"며 "(A씨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정부에서도 사람에게 감염될 일은 없다고는 하지만 찝찝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마을에 고양이가 워낙 많아 전에는 집안에 들어온 고양이를 들어 옮기기도 하고, 먹이도 주며 거리낌 없이 지냈는데 지금은 지나가는 고양이만 봐도 흠칫 놀란다"며 "마을이 TV에 나오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이에 화를 내는 주민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관계 당국은 폐사한 고양이와 접촉한 집주인 등 12명에 대해 능동감시를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당국은 예방 차원에서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지 않은 주민 6명에게 접종을 하는 한편, 12명 모두에게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하도록 조치했다.

폐사한 고양이 외에 살아있는 고양이와 같은 집에서 사육되던 개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된 가정에서 키우던 수컷 집고양이가 암컷 길고양이 1마리와 교미해 새끼 6마리를 낳았으며, 이 가운데 지난달 25~26일 집고양이와 새끼 1마리가 폐사했고, 다른 새끼 1마리가 그 이전에 폐사해 집주인이 매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고가 접수된 이후 어미 길고양이와 새끼 1마리가 추가로 폐사하는 등 총 5마리가 폐사했으며, 새끼 3마리는 아직 살아있어 격리 중이다. 이들 3마리에 대해서는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일각에서 고양이 AI가 확진되면서 길고양이가 대거 도살 처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 김용상 농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길고양이나 유기견 등을 인위적으로 포획해 살처분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AI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무작위로 잡아서 살처분한다는 건 동물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다만 만에 하나 AI 양성반응이 나온 개나 고양이 등에 대해서는 가축예방법에 따라 살처분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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