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투자는 '글쎄'…주택대출 안늘릴 것"

국내 5대 은행장들은 내년 부동산 시장이 약세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택담보대출도 많이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17일 국내 5대 은행장들은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대부분 내년도 부동산 시장에 대해 투자용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저성장이 이어지고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총체적 상환능력 평가(DSR) 시스템 시행 등으로 거래위축과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며 "년에는 부동산 시장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행장은 "실수요자도 부동산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내년 말 이후에 매입을 검토하는 것이 적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도 내년부터 아파트 입주물량이 본격 증가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내외 정치적 변동 등 불확실성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윤 행장은 "주택 수요자는 실수요든, 투자수요든 적정 대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방과 달리 서울이나 부산 등 잠재수요가 많은 곳은 상승 기대감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실수요자는 입지가 좋은 곳의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적절하고 재건축 등 집값 상승을 노리는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실수요 기반이 탄탄한 수도권은 투자수요가 집중돼 비교적 양호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지방은 상당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은행장들도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대출이 올해처럼 빠르게 늘어나지 않도록 조정할 것이라 설명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적정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면서 자산 구조 개선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며 "금리 상승, 주택 시장 안정화,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해 무리한 외형 성장을 지양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상황을 안 좋게 보는 만큼 내년에는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반적인 가계 대출은 올해보다 보수적으로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2017년은 경제성장 둔화 등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우량여신 위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은 정부 정책과 연계하여 실수요자 중심으로 비거치식분할상환 및 고정금리 대출 위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는 증가 속도를 늦추고 구조를 꾸준히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주택 매매량과 신규 분양물량 등의 감소로 내년에는 중도금 대출과 모기지론 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봤다.

다만 전세 수요와 신규 입주 아파트 물량 증가로 전세자금대출과 잔금대출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함 행장은 "미국발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가계 대출의 증가세는 둔화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시장 위축과 한계 차주의 연체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은 주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해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계부채 부실화에 대비해 한계 차주에 대해 사전에 관리하고, 신용대출은 상환능력평가등급에 기반을 둔 한도 관리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조용병 신한은행장도 내년에는 적정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면서 자산 구조 개선을 중점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조 행장은 "가계 대출 증가세는 올해보다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상승, 주택 시장 안정화,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해 무리한 외형 성장을 지양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주택담보대출은 규제 강화로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다만 리스크 측면에서는 "아파트 분양물량을 고려하면 향후 2∼3년간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수요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분할상환·고정금리 대출 확대와 상환능력 위주의 대출 관행 정착으로 시스템 리스크로 확장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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