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2부 부장 박희범

"가족끼리 무슨 공문을...구두 상 협의를 했으면 됐지!"

최근 안성시 축산정책과 A축산정책팀장이 안성맞춤랜드 내 호텔부지 위에 조성된 '승마체험시설(안성시 보개면 복평리 302-1)'과 관련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A팀장은 승마체험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타 부서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市 축산정책과는 문화관광과와는 공문을 주고 받으면서 협의를 했지만, 도시정책과와는 구두 상 협의를 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답변이 이런 것일까. 어느 부서는 '공문(公文)'을 보내 검토한 반면 어느 부서는 '말(구두)'로 협의를 마쳤다는 것인데, 왜 이런 결과가 벌어진 것인지 사실 확인을 하다보니 대충 이유가 나왔다.

市 축산정책과는 지난 3월 25일 '안성맞춤랜드 내 승마체험시설 조성 관련 업무 협조' 공문을 문화관광과에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11일 市 문화관광과 회신 내용은 승마체험시설 부지가 호텔부지이며, 市 축제가 열릴 경우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유채꽃까지 파종해 놓은 상태여서 면밀히 검토하여야 한다고 답했다. 즉, 다시 말해 市 문화관광과의 답변은 사용 승인을 해 주겠다는 내용이 아니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市 축산정책과는 승마체험시설 부지가 호텔부지라는 점을 알면서 황은성 안성시장의 공약사업 중 하나인 '승마체험시설 조성'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그러다보니 정작 진행해야 할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의 절차까지 무시한 채 '고급숙박시설(호텔)'로 지정된 부지에 승마체험시설을 당당히 조성하면서 결국 시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 취재 중 市 도시정책과는 축산정책과의 이런 행정 절차에 대해 "구두 상 협의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고, "해당부지는 승마체험시설이 조성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공문을 주고 받았다면 실질적으로 승마체험시설 조성은 불가했던 것이다.

공문없는 협의 절차를 진행한 배경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승마체험시설 조성이 황 시장의 공약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접한 일부 시민들은 "안성시 공직사회가 조폭도 아니고, 무슨 가족끼리라는 표현을 쓰는지 알 수가 없다"며 "일반 시민들이 내 땅에 무엇인가를 할 때 안성시가 구두 상 협의만으로 승인해 준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市의 졸속행정을 비난했다.

결국 A팀장은 황 시장을 '조폭 두목'으로 만든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앞으로 안성시는 사업 추진 중 타 부서와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의치 않으면 '구두 상 협의'로 마무리지으면 되는 것일까. "가족끼리 무슨 공문, 말로 (협의)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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