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야권이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출국을 전면 비판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로 출국하는 장면을 전일 MBC가 단독보도했다.

MBC는 ‘이 전 장관은 대통령 신임장 수여 등 공식 절차도 생략한 채 오늘 저녁 호주로 출국했다’라며 ‘“지금 조사받고 있는 중에 나가시는 거잖아요?” “그건 다 얘기된 거고..”’라는 당시 대화도 방송했다.

또 MBC는 ‘보통 출발시간 한두 시간 전쯤 탑승구가 있는 보안구역에 들어가는데, 이 전 장관은 훨씬 앞서 취재진이 도착하기 전, 이미 보안구역에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 호주대사로 부임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마지막까지 공개 입장표명을 피한 셈’이라고 했다.

야권은 일제히 정부와 이종섭 전 장관을 맹폭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는 “지지율이 민주당이 앞설 때는 자중하는 것 같더니 지지율이 조금 역전되는 것 같으니까 곧바로 이번 이종섭 장관 호주 대사로 임명하고 개구멍으로 도망을 시키는 일이 벌어졌다”라고 비꼬았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참담하다”라며 “국가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서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킨 초유의 사태다. 이러한 대통령의 행태는 우리 헌정사상 그리고 외교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종섭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몰랐다는 대통령실의 해명도 믿을 수가 없다. 사실상 국민을 우롱하는 거짓말과 같은 것”이라며 “대통령이 주도하고 진행한 채상병 수사외압 핵심 공범의 해외 도피극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종섭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에 관여한 외교부 법무부 장관 및 관계자 전원을 직권남용과 수사 방해 혐의로 고발 조치하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당 대표도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피의자 이종섭이 결국 도피에 성공했다. 가히 ‘런종섭’이라고 불릴만 하다”라고 일갈했다.

또한 이준석 당 대표는 “취재진을 만난 이 전 장관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했다.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말이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라고 힐난했다.

이어서 이준석 대표는 “오늘부터 ‘런종섭’ 씨는 모든 범죄자들의 롤모델이다. 범죄 수사망이 좁혀올 때 외국으로 피신하는 건 모든 범죄자가 꿈꾸는 환상의 도주 시나리오다. 하물며 그 일을 지하 범죄 조직도 아닌 국가가 나서 고위 관직 주면서 앞장서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라고 조소했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만난 기자들이 이와 관련해 질문하자 “어차피 수사가 지난해 9월 정도부터 진행됐던 것이고 수사에 관해서 충분히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호주라는 나라가 국방 관련한 외교 현안이 많은 나라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측에서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인사한 것으로 생각한다”라면서도 “그거 외에 특별히 제가 더 아는 것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