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지역구 국회 의원의 47%가 선출되는 수도권이다. 특히 인천은 수도권 내에서도 중요한 경합지로 분류되고 있으며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인천에서 승리하면 전체적으로 승리한 결과를 보여준 곳이다. 결국 총선의 바로미터가 인천이다.

20·21대 인천 총선

인천 정치에서는 인천시장·3선 국회의원 경력의 안상수 전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중-동-강화-옹진 선거에서 현역의원이었음에도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배준영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는 기염을 통했다.

인천 남구을(미추홀구)에서 윤상현 의원은 친박핵심인사로 승승장구했다. 그는 당시 '김무성 대표를 죽여버려야한다'는 막말과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기라고 윽박지른 녹취록이 공개돼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에 올랐다. 

새누리당은 무공천을 검토하다가 결국 김정심 인천시당위원장을 공천했으나, 윤 의원의 선거를 돕기위해 사실상 위력있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는 일설이 돌았다.

인천 정치의 1번지라 평가되는 남동갑은 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19대 지역구 의원부터 민심을 다져온 곳이다. 그런데 이 곳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타격을 입은 문대성 후보를 고향이라는 이유로 낙하산 공천해 박남춘 후보가 50.6%라는 큰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남동구을은 국회NGO 단체·정당 등에서 받은 24개의 우수의원 수상경력과 30년 남동지킴이를 내세운 민주당 윤관석 후보와 인천대 경제학과 출신이자 뉴라이트 진영의 핵심 경력을 내세운 새누리당 조전혁 후보가 경쟁한 곳이다. 윤 의원은 남동구청장을 지낸 정의당 배진교 후보가 야권단일화로 후보 사퇴하고 그의 선대 본부장으로 전격 지원해 55.5%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연수갑의 박찬대 더민주당 후보와 정승연 새누리당 후보의 승부는 그야말로 박빙이었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우는 연수 갑은 1995년 이후로 야당 후보가 한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보수 지역이었으나, 지역 터줏대감이었던 황우여 새누리당 후보가 서구을구 재배치되자 그의 지지자들이 투표 의욕을 상실해 박찬대 후보가 214표 차로 당선됐다. 흥미로운 점은 박찬대 후보는 인하대 경영학과 겸임교수였고 정승연 후보도 국제통상학과 인하대 교수였다.

연수 갑 만큼 박빙이었던 지역이 부평갑으로, ‘인천을 잘아는 사람’ 또는 ‘새로운 인물’을 내세운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가 ‘3선 국회의원으로 크게 써달라’고 한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을 단 26표 차로 꺾었다.

계양을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서 활약해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최원식 국민의당 후보의 텃밭이었다. 민주당은 의외로 2014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유정복 후보에게 패한 송영길 전 시장을 공천했다. 최원식 후보와 송영길 후보 두 사람은 1963년 동갑내기이자 과거 정치적 동료로 지역구에서 일꾼으로 평가받았던 두 거물의 승부였다. 결과는 송영길 후보가 43.3%의 득표로 승리했다.

서구갑은 새누리당 이학재 후보·민주당 김교흥 후보의 리턴매치가 매번 선거를 달궜다. 18·19·20대 총선에서 내리 이학재 후보가 당선되었으나 2020년 21대 총선에서 김교흥 후보가 53.2%로 승리하는 설욕전을 펼쳤다.

21대 인천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라 평가된다. 

민주당은 동구·미추홀구 갑 지역구에서 당선된 허종식 후보·연수구을에서 당선된 정일영 후보 단 2명을 제외한 나머지 당선자 9명 모두 미래통합당 후보들을 최소 10% 이상의 격차로 누르며 과반수 이상 득표율을 거뒀다.

미래통합당 후보가 승리한 곳은 보수의 텃밭인 중구·강화군·옹진군의 배준영 후보 뿐이다. 배준영 후보가 50.2%의 득표율로 과반수를 살짝 넘는 득표율을 기록해 47.6% 득표에 그친 조택상 후보를 2.6% 차이로 이긴 것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래통합당 입장에선 선거구 조정이 아니었으면 충격적인 전패를 당할 뻔했다. 본래 중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는 지난 총선까지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였고, 21대 총선에서 동구가 미추홀구로 붙는 형식으로 선거구가 조정되었기 때문이다. 선거구 조정없이 민주당 조택상 후보의 지역기반인 동구가 포함되었다면 배준영 후보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동구·미추홀구을에서는 윤상현 후보가 승리했긴 했지만, 그 역시 미래통합당 공관위에서 컷오프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당선된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윤상현 후보와 2위 남영희 민주당 후보와의 표차는 겨우 171표 차로, 21대 총선에서 발생한 1·2위 후보 간 최소 표차였다. 

연수구 갑은 박찬대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연수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짙었는 데 21대 총선에서 갑·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석패하면서 사실상 인천 지역 보수 정당의 패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22대 총선 

인천의 22대 총선은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의 사법리스크 돌파와 2021년 민주당 당 대표 선거 당시 이정근 민주당 전 사무부총장의 돈 봉투 살포 의혹 진상 규명이 큰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박남춘 전 시장이 최근 활동을 재개하면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지가 관심사다. 공개 일정으로 1년여 만에 모습을 나타내며 정계, 퇴직공무원 등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의 국힘 배준영 의원에게는 박남춘 전 시장과 조택상 전 인천시 부시장이 도전한다는 설이 돌았다. 조 전 부시장이 출마한다면 앞서 언급한 돈봉투 살포 연루 의혹이 그에게도 제기돼 이른 시일 내에 진실이 밝혀져야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그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요청을 거절했다”며 정면 반박 중이다.

동구·미추홀갑의 허종식 의원에게는 심재돈 국힘 당협위원장의 도전이 예상된다. 허 의원은 최근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를 적극 대처해야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연수구갑은 박찬대 의원과 정승연 국힘 당협위원장의 리턴 매치가 이뤄질 가망성이 높다. 현재 박찬대 의원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몸집을 부풀리고 있으면서도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연수구을은 정일영 민주당 의원에게 도전하는 국힘 후보로 민경욱 전 의원·민현주 전 의원·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등 다수가 하마평에 올랐으며 이에 더해 이정미 정의당 당 대표도 출마 예상되어 혼전이 예상된다. 

남동구을의 윤관석 의원은 최근 민주당을 탈당했다. 윤 의원은 이정근 發 돈봉투 살포 연루 의혹을 해소해야한다는 최대 난제를 안고 있다. 박남춘 전 시장이 2024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이 곳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국힘의 이원복 전 의원과 지역 터줏대감인 배진교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도 이 지역구를 노리고 있다.

부평구을의 홍영표 의원에게는 국힘 강창규 당협위원장이 재도전할 요량이나, 홍 의원은 이낙연계로 분류되어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바 있어 투표율이 수성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계양구을은 송영길 민주당 전 당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함에 따라 공석이 되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가 실시된 지역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윤형선 국힘 후보를 55.24%로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윤형선 당협위원장은 3만4886표(44.75%)라는 뜻밖의 선전을 거둬 재공천될 확률이 높다. 다만 계양구을이 이재명 당 대표에게 지역연고가 없었던 지역이라 이 대표가 재출마할 가망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갑은 민주당 김교흥 의원과 국힘 이학재 전 의원의 리턴매치가 예상되며 신동근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구을에 도전하는 후보로는 송병억 전 당협의원장·이행숙 정무부시장·안상수 전 시장 등 다수의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인천은 현재 13석인 인천이 지역구 조정으로 14석으로 늘어날 가망성이 있고 박남춘 전 시장의 출마 예상 지역구도 여러곳이 언급되고 있어 확실한 대진표는 아직 알 수 없다.

국민의힘의 경우도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들 외에 원희룡 장관 등 정부 측 인사와 검찰 출신 인사들의 출마도 전망돼 경선부터 혼전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