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구조인협회 김영란

2008년7월부터 119시민수상구조대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물이 좋아 수영을 오래하면서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문자원봉사 단체인 한국구조인협회에서 활동하며 여름철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119소방을 도와 자원봉사 활동을 해온 것이 벌써 9년째이다. 
 
그 동안 수많은 환자들이 119시민수상구조대 컨테이너를 거쳐 갔고 그 자리에는 항상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있었다. 
 
몇 해 전에는 파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한꺼번에 이백여 명의 피서객들이 해변 바위 등으로 떠내려가 온몸에 칼에 베인 듯 한 상처를 입고 찾아오기도 했다. 
 
너무 많은 환자들이 오다보니 구급약품이 부족해 도움을 주지 못할 정도여서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그 전 만해도 환자들의 상처를 보면 환자가 아플 것 같아 처치도 조심스러웠는데 그 날 이후부터는 상처 처치에 대한 두려움도 잊게 만들었을 만큼 정말 많은 분들이 다녀갔었다.
   
 또한 8월의 한낮 땡볕에 왕산해수욕장에서 익수자가 발견되었다는 무전을 듣고 앰뷸런스를 타고 출동을 하였는데 휴가 성수기에 차들이 너무 많아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소방대원들과 차에서 내려 해변 바위까지 뛰어서 환자에게 달려갔고 환자를 들쳐 업고 다시 앰뷸런스까지 200미터 이상을 달려오면서 숨이 턱턱 막혀 나도 이러다 죽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공항 응급실까지 후송하고 나서야 돌아오는 길에 온몸이 다 젖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한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에 힘들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응급환자 후송을 위해 길을 열어준 고마운 피서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도 기억에 남는다.
   
 올 여름은 특히 무덥고 습한 것 같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막히는 날씨에 나는 여전히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주말마다 근무를 간다.
 
혹시 발생할지 모를 응급한 상황으로부터 피서객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와함께 주말을 반납하고 수고를 아끼지 않고 계신 한국구조인협회 회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고생하시는 119소방대원분들께도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