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남부보훈지청 복지과 김동영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다. 지독한 폭염이 계속되는 8월 상순이 지나고 나면 대한민국 최대의 국경일이라 할 수 있는 광복절이 다가온다. 매년 광복절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본 제국주의에 의연히 맞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분들을 떠올리며 감사를 드려왔지만, 올해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그 분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보훈처 공무원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광복절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책이나 영상 매체 등에서 접하던 독립운동가들의 생애와 업적을, 보훈 공무원이 되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 종종 업무 중에 생존해 계시는 애국지사 분들을 뵐 때마다 그저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리게 된다.

19세기 말 제국주의를 앞세운 열강들이 한반도에서 각종 경제적·정치적 수탈을 일삼던 때부터 수많은 우리의 선열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투쟁을 전개해갔다. 그들은 이후 일본 제국주의의 국권 침탈과 가혹한 식민 지배에도 굴하지 않고 더욱 분연히 일어나 무장 투쟁과 실력 양성을 통한 조국 광복을 위해 힘썼다. 자기 몸 하나 겨누기도 힘들었을 암울한 시기에 조국과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고 움직였던 그분들의 숭고한 헌신이 있었기에 마침내 1945년 8월 15일, 한민족은 주권을 되찾고 이 땅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칠 수 있었다. 그러나 광복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해방 공간은 이념으로 나눠져 분열과 갈등이 계속 되었고, 끝내 남북 분단과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맞게 되었다.

이처럼 반으로 잘린 영토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그 결실로 지난날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기고 외교권조차 행사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심국가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현재 한국을 둘러싼 안보 현실은 녹록치 않다. 기아 상태의 주민들을 벼랑 끝에 내몰고 핵과 미사일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을 위협하는 북한은 대북 제재 속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 도발과 안보 위협을 무력화시키면서 분단 상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조국 광복의 일념으로 저항하신 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기며 평화 통일의 기반을 닦는 여러 방면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대한국민이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것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평화통일을 이룩하여 낡은 냉전을 종식시키는 일에서 비롯될 것이다.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의 첫 걸음이 될 통일을 맞게 된다면, 그 날을 감히 제 2의 광복절이라 칭해도 되지 않을까. 국민 모두의 화합과 단결로써 갈등과 분열을 넘어 머지않은 미래에 한반도가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그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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