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부평경찰서 경리계 경장 안광진

스마트 폰(Smart Phone). 때로는 우리의 눈이 되어주기도, 때로는 귀가 되어주기도 하는 이 신통한 물건은 ‘정보의 제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적인 혜택을 누리게 해주며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신체의 일부와도 같은 기능을 하기에 이르렀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기 시작한 19세기 이후 전화기, 텔레비전, 컴퓨터와 같이 시대를 단축시켜 준 획기적 발명품이 온 세상을 뒤덮었을 때에도 일부에선 찬사 못지않게 이들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어 왔다. 하물며 저 세 가지의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스마트 폰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스마트 폰에 대한 역기능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장시간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며 글씨, 사진, 영상 등을 접하게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시력 감퇴, 잠들기 전 스마트 폰의 화면을 보게 되면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 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고, 스마트 폰에 중독되어 혼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자발적 외톨이의 양산 등 우리 생활의 여러 영역에서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우리가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 볼 부분은 카카오 톡, 밴드, 페이스 북 등과 같이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S. N. S(Social Network Services)와 관련된 문제다.  이들은 그 옛날 전화기가 우리에게 주었던 ‘음성을 통한 원거리 통신의 기쁨’을 문자나 영상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기능이나, 때로는 이에 심취한 나머지 사용자 자신을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시키기도 한다. 

길을 걷다 보면 스마트 폰을 손에 쥔 채 무언가를 열심히 보며 맞은편에서 누가 오는지도 잊은 채로 걷는 사람(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현상은 남, 여 불문하고 고등학생들이 대체로 많아 보인다), 이에 더해서 이어폰까지 꽂고 눈과 귀의 기능을 동시에 스마트 폰에 빼앗긴 채 걷는 사람, 가뜩이나 위험한 오토바이를 운전하면서 중간 중간 스마트 폰에 표시된 내용을 확인하는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들까지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하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보다 한 단계 더 위험한 것은 왼 손에는 운전대를 쥐고, 오른 손에는 폰을 쥐고서는 키패드를 눌러 가며 운전 중 S.N.S.를 사용하는 묘기를 펼쳐 보이시는 분들이다. 교통 정체 중이거나 신호대기 중은 물론 운행 중에도 시선을 바삐 옮겨가며 수동차량 운전자 보다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시곤 한다. 차라리 운전 중에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안전해 보일 정도로 위태해 보이는데 정작 본인은 이 역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필자도 위 사례들 중 몇 가지는 직접 해 본 적이 있어서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자신의 욕구 충족 의지가 강해서라는 것이다. 바쁜 하루 중에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하고 싶고, 이런 상태에 놓여 있다고 스스로 채찍질을 하니 제한된 시간 내에 가능한 많은 일을 하려는 멀티 태스킹(Multi-tasking) 능력이 미덕이라도 된 듯이 바삐 움직이게 된 것이다. 더구나 이전 시대에 비해 의(衣), 식(食), 주(宙)의 기본적 욕구 충족이 어느 정도 해결된 요즘엔 제4의 욕구, 예를 들어 지식이나 정보의 취득 욕구가 강하여 무엇 하나라도 더 보고, 듣고 싶어 하는 것이다. 

개인의 욕구 충족에 대한 의지는 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라면 누구든 비난하거나 받아야 할 여지는 없는 것이나 우리는 가끔 하나의 욕구 충족을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안전에 대한 욕구’는 잊고 사는 것이 아닐까 다시금 생각해봐야 한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문명이 발전하여도 개개인이 완벽하게 안전을 보장받을 수는 없기에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 확보하고 나서 다른 욕구 충족의 길을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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